‘김건희 문자’ 전문…막 가자는 與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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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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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브이(尹)’ 만나시거나 통화하면 어떠신가”
“제가 부족하고 끝없이 모자라…한 번만 양해해달라”


지난 8일 TV조선 보도에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문자가 공개됐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김건희 여사. (자료=연합뉴스)
지난 1월 15일에서 1월 25일까지 한 후보에게 보낸 5건의 메시지에서 “요새 너무도 고생 많으시다.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다”며 “다 제가 부족하고 끝없이 모자라 그런 것이니 한 번만 양해해달라”고 했다.

또한 그는 “괜히 작은 것으로 오해가 되어 큰일 하시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불편할 만한 사안으로 이어질까 너무 조바심 난다. 제가 백배 사과드리겠다”며 “한 번만 브이(VIP의 준말로 윤 대통령을 지칭)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떠신가. 내심 전화를 기다리시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여사는 이어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 번 만 번 사과하고 싶다”며 “단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그리고서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다”고 전했다.

1월 25일 마지막 문자에서 김 여사는 “대통령께서 큰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마음이 상하셨을 거로 생각한다”며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간다. 두 분이 식사라도 하며 오해를 푸셨으면 한다”고 했다. 이는 대통령실이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한 사과가 담긴 문자였다.

문자 공개에 계파 갈등 격화
문자가 공개되자 ‘한동훈 대 반(反)한동훈’으로 흐르던 구도에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이 기름을 부으면서 계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전당대회 후보 4명(왼쪽부터 한동훈,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 (매경DB)
한 후보 측은 문자 유출 경로에 문제를 제기했고 문자의 진정성에 대해 논했다. 그러나 다른 후보들은 한 후보 ‘읽씹’ 반응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한동훈 후보는 이전 “사과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후보 측 러닝메이트 장동혁 의원도 9일 “당원분들은 문자의 진실 여부에 대해선 크게 관심 없으시고 영부인의 사적인 문자까지 공개하는 것은 도대체 누구 좋자고 하는 것이냐”며 “저도 사무총장으로 일했는데 저한테도 이 문자에 대해 (한 후보가)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 입장은 달랐다. 김 여사의 문자 메시지가 여사의 사적 개입이거나 야당이 ‘국정농단’ 프레임을 제기할 수 있다는 한 후보 주장을 반박했다. 김 여사는 공적 인물이며 당시 사건의 당사자이므로 사적 개입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어 나 후보는 “총선 승리를 위한 여러 가지 조정을 하는 일이 비대위원장의 책무”라며 “그 책무를 행하는 데 있어 그 당시(문자를 받은 당시)는 중요한 역할이었다. 정말 많은 후보가 그걸(사건의 전말) 듣고 싶었는데 그것을 안 했으면 거기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후보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문자 공개 경위는 차치하더라도 김건희 여사의 다섯 차례에 걸친 사과 문자에 대해 한 후보가 답변조차 보내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 직을 떠나 인간적인 예의에도 어긋난다”면서 “한동훈 후보가 어느 대목에서 ‘사실상 사과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파악했다는 것인지 직접 그 배경을 밝히고 이 문제를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후보 측은 직접적인 한 후보 비판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발표 건을 두고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특검을 하자는 민주당의 의도는 뻔하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위한 빌미”라고 했다. 이어 “문제는 우리 당내에 민주당 전략에 말려든 순진한 분이 있다는 사실”이라며 “경험과 판단력이 부족한 탓에 총선도 참패했는데, 특검과 탄핵이라는 거센 파도를 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한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이하 TV조선이 보도한 김건희 여사 문자메시지 전문
▲2024년 1월 15일

요새 너무도 고생 많으십니다.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 부탁드립니다. ㅠㅠㅠ 다 제가 부족하고 끝없이 모자라 그런 것이니 한 번만 양해해 주세요. 괜히 작은 것으로 오해가 되어 큰일 하시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불편할 만한 사안으로 이어질까 너무 조바심이 납니다. 제가 백배 사과드리겠습니다. 한 번만 브이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떠실지요. 내심 전화를 기다리시는 것 같은데 꼭 좀 양해 부탁드려요.

▲2024년 1월 15일

제가 죄송합니다. 모든 게 제 탓입니다. 제가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라 이런 사달이 나는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2024년 1월 19일

제 불찰로 자꾸만 일이 커져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번 만번 사과하고 싶습니다. 단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하는 것뿐입니다.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습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충분히 죄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대선 정국에서 허위 기재 논란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했을 때 오히려 지지율이 10프로 빠졌고 지금껏 제가 서울대 석사가 아닌 단순 최고위 과정을 나온 거로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사과가 반드시 사과로 이어질 수 없는 것들이 정치권에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모든 걸 위원장님 의견을 따르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2024년 1월 23일

요 며칠 제가 댓글 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습니다.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였는데 아주 조금 결이 안 맞는다고 하여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의심을 드린 것조차 부끄럽습니다. 제가 모든 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김경률 회계사님의 극단적인 워딩에 너무도 가슴이 아팠지만, 위원장님의 다양한 의견이란 말씀에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너무도 잘못한 사건입니다. 저로 인해 여태껏 고통의 길을 걸어오신 분들의 노고를 해치지 않기만 바랄 뿐입니다. 위원장님께서 그런데도 ‘사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제가 단호히 결심하겠습니다.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 가지로 사과드립니다.

▲2024년 1월 25일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 상하셨을 거로 생각합니다. 큰맘 먹고 비대위까지 맡아주셨는데 서운한 말씀 들으시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다 저의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조만간 두 분이 식사라도 하시면서 오해를 푸셨으면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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