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으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나서면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언론에 배포한 영상 메시지에서 “이 나라에 법이 무너졌다. 수사권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는 것, 무효인 영장에 의해 (체포)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며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은 이날 오전 10시33분 집행됐다. 윤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는 미리 녹화된 것으로, 10시46분 대통령실을 통해 언론에 배포됐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잘 계셨습니까?
저를 응원하고 많은 지지를 보내주신 거에 대해서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또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수사 기관이 거짓 공문서를 발부해서 국민들을 기만하는 이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이렇게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우리 국민 여러분께서 앞으로 이러한 형사 사건을 겪게 될 때 이런 일이 정말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오늘 이들이 경호 보안 구역을 소방 장비를 동원해서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 체계를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이렇게 불법적이고 무효인 이런 절차에 응하는 것은,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한 마음일 뿐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그동안, 특히 우리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정말 재인식하게 되고, 여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저는 지금은 법이 무너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이지만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국민 여러분,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