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0도 견디는 NASA 탐사선, 태양 611만㎞ 최근접 통과 ‘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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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12.28. 오후 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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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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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 의 태양 근접 비행 상상도. /NASA 및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APL) 제공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파커)가 인류 역사상 태양 가장 가까이에 접근하며 새 역사를 썼다.

27일 NASA는 인류 최초의 태양 탐사선 파커가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 영역인 코로나(corona)를 뚫고 태양을 역대 최근접 거리에서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비행 당시 탐사선은 태양 표면에서 불과 380만 마일(약 611만5507km)이었으며 비행 속도는 시속 43만 마일(69만km)였다. 런던에서 뉴욕까지 30초도 채 걸리지 않는 속도다.

파커의 태양 최근접 비행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 24일 오전 6시 53분 이뤄졌다. 하지만 당시 통신이 끊겨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NASA는 “미국 동부 시각 기준으로 26일 자정 직전 파커가 지상 관제팀에 비행 신호를 보냈다”며 “이로써 태양 탐사선이 코로나를 안전하게 통과해 현재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니키 폭스 NASA 과학 임무국 부국장은 “태양에 이렇게 가까이 접근해 비행하는 것은 인류의 태양 탐사에 있어 역사적 순간”이라며 “태양을 가까이서 연구함으로써 태양이 태양계 전체, 그리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지구 및 우주 기술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커 솔라 프로브가 태양 대기 가장 바깥 영역인 코로나에 진입하려는 모습 상상도. /NASA

파커 탐사선은 NASA의 이른바 ‘태양 접촉(Touch the Sun)’ 프로젝트를 위해 개발됐다. 연료 130kg을 포함해 무게는 약 685kg에 달한다. 본체 길이는 3m, 지름은 1m다. 태양의 중력을 버텨내기 위해 역대 우주선 중 최고 속도를 낼 수 있게 만들어졌다. 파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극한의 열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다. 파커는 태양 대기의 극한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두께 11.5cm의 방열판을 갖추고 있다. 이 방열판 덕에 파커는 섭씨 약 1370도까지 견딜 수 있다.

2018년 처음 발사된 파커 탐사선이 태양 근접 비행을 한 건 이번이 22번째다. 2021년 4월 처음 코로나 상층부 통과에 성공했고 작년 9월과 올해 3월 태양 표면으로부터 약 726만km 지점까지 도달했다.

파커 탐사선의 핵심적인 임무는 태양 외부 대기인 ‘코로나’의 온도가 올라가는 이유와 태양풍의 발생 원인을 찾는 것이다. 특히 태양 대기 가장자리인 코로나는 온도가 수백만도까지 가열돼 태양 표면 6000도보다 온도가 훨씬 높다. 이같은 현상은 아직 전문학자들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다.

나사는 파커가 이번 비행에서 태양에 대한 기존 지식을 뒤흔들 수 있는 관측 데이터를 수집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ASA의 태양물리학 부문 책임자인 조 웨스트레이크는 “이 데이터는 인류가 전혀 경험하지 못한 장소에 대한 신선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커의 다음 태양 근접 비행은 내년 3월 22일과 6월 19일에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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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테크부에서 IT, 전자, 반도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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