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도, 한국 주식도 손실... “국민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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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12.27. 오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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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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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주요 자산별 성적표 분석
美 주식은 2년 연속 20%대 상승
[왕개미연구소]

올해 자산시장에선 미국 기준 금리 인하 호재로 모든 자산 가격이 뛰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 현상이 나타났다. 일반적인 경제 이론을 뒤엎고, 안전자산인 금(金)과 위험자산인 가상화폐가 동반 상승하는 독특한 흐름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조차도 정확히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혼돈의 시기에 최고의 재테크 농사를 지은 자산과 최악의 자산은 무엇이었을까. 새해에 부자가 될 기회를 선점하고 싶다면, 올해 시장 판도에서 투자의 힌트를 얻어 전략을 짜야 한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비트코인, 2년 연속 금메달

27일 NH투자증권이 주요 17개 자산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린 자산은 비트코인이었다. 작년에 154% 올랐던 비트코인은 올 상반기에는 지루한 횡보세를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가산자산 대통령’을 자처하고 친(親)가상화폐 정책 공약을 내놓으면서 반전의 드라마를 썼다. 비트코인은 올해 136% 급등하면서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수익률 2위는 42.2%의 성과를 올린 KRX금(金)이었다. KRX금은 일반인이 금을 실시간 거래할 수 있는 현물 매매시장이다. 마치 주식처럼 증권사 HTS·MTS를 통해 손쉽게 사고 팔 수 있다. 매매 차익은 비과세되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3위는 미국 주식(S&P500)이었다. 작년에도 24% 넘게 올랐는데, 올해도 26% 넘게 오르면서 작년 성과를 뛰어 넘었다. 대장주인 애플은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아이폰 교체 수요 기대감 등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미국 역사상 첫 ‘시가총액 4조달러’(약 5900조원) 문턱에도 바짝 다가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지난 11일 사상 최고로 2만선을 넘었다./그래픽=박상훈

강선우 미래에셋증권 수석매니저는 “지난 10년 간 미국 S&P500지수가 200% 상승하는 동안 한국 코스피지수는 20% 상승하는 데에 그쳤다”면서 “지금까지와 같은 한미(韓美) 증시 성과 차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은 생산의 3요소(노동력·기술·자본)에서 전부 우위를 점해 기업 성장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곳이기 때문에 증시 상승도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강선우 매니저는 “내년에도 ‘미국예외주의’가 지속될 수 있는 만큼,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주식 비중이 높다면 미국으로의 지역 분산을 고려하라”고 권했다.

✅올해 최악의 자산은 한국 주식

17개 자산 중에서 올해 손실을 본 자산은 3개 뿐이었다. 이 중에서 2개가 한국 관련 자산이었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은 신규 공급이 계속되면서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서울 아파트가 4.5% 상승한 동안, 지방 아파트 가격은 1.7% 떨어지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해졌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는 지난 3월부터 상승폭을 확대했지만 그 이외 지역은 약세를 이어가면서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입지나 신축·구축 여부에 따라 상승·하락 지역이 상존하는 차별·국지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양인성

원유(WTI)도 올해 2% 가량 하락했는데, 중국 등 주요국 경기 부진 우려가 확대되면서 원유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내년에도 원유 가격은 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26일 대한석유협회와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지역 분쟁 완화와 더불어 주요 산유국 연대인 OPEC 의 감산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유가가 약 10% 하락할 전망이다.

올해 전세계 주요 자산 중 가장 나쁜 수익률을 기록한 건 한국 코스피지수였다. 24일까지 8% 하락해 17개 자산 중에서 꼴찌였다. 내수 부진에 계엄 사태 이후 정치 불안이 이어지고 원·달러 환율까지 1500원에 육박하면서 최악의 시절을 보내는 중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리스크가 투자심리 위축과 원화 약세 압력 증폭, 외국인 매도 압박을 잇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주가 하락으로 한국 증시는 역사적 저평가 국면에 진입한 상황이다. 코스피지수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역대 최저 수준이다(위 그림 참고).

27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달 말 기준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F PER)은 7.8배다. 과거 5개년 PER 평균(10배)에 턱없이 모자란다. 내년 실적 전망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가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반면 미국, 인도, 호주 등의 주요 시장은 12개월 선행 PER이 5년 평균보다 높아 투자 심리가 과열된 상태다.

하지만 주가수익비율(PER)과 같은 정량적인 수치가 절대적인 기준이 되긴 어렵다는 반박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 A씨는 “가는 장이 더 가고 빠지는 장은 더 빠진다는 측면에서 보면, 매수 타이밍을 잡는 지표로 밸류에이션은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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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개미연구소]에서 돈을 모으고 굴리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퇴직 후의 삶과 인생 2막 준비도 관심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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