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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 증시 상황을 분석하는 지표로서 ‘세일러-버핏 비율’을 고안했습니다. 어느 날 제 고객과 얘기 나누다가 얻은 아이디어로 만든 지표입니다.
이 고객은 (공격적인 비트코인 매수로 유명한) 마이클 세일러의 마이크로스트레티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에 마이크로스트레티지에 투자했다면 기록 중일 수익률을 같은 기간 (기업 가치를 바탕으로 한 보수적 투자로 유명한)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수익률로 나눠 비교해보면 미국 증시의 상황과 투자자들의 심리를 분석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계열로 이 비율을 따져보니 1999~2000년 닷컴버블 등과 같은 시기에 주식 시장에 얼마나 거품이 끼었는지를 읽어내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이달 초 기준 세일러-버핏 비율은 꽤 높은 수준(이달 초 기준 2.94배)까지 올랐습니다. 현재 주식 시장은 매우 투기적인 상황이고 거품이 끼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주식 시장의 흐름을 고려한다면 세일러-버핏 비율의 상승은 성장주 주가가 적정 수준 이상으로 치솟았다는 점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버핏 역시 주가가 너무 과도하게 높아졌다고 판단해 주식을 팔고 현금 보유량을 늘려나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현명한 투자자이기 때문입니다.
주식 시장에 대한 단기적 예측은 극단적으로 갈립니다. 내년 나스닥 지수는 1999년처럼 거의 두 배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반 토막 날 수 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이 경제 호황과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수도 있지만, 어떤 충격이 버블 붕괴의 방아쇠를 당기며 폭락장이 펼쳐질 가능성 역시 크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중·장기적으론 미국 주식 투자 수익률이 기대만큼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가상 화폐와 관련해선, 비트코인이 버블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가상 화폐 신봉자가 아닙니다. 가상 화폐는 ‘밈 주식(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 눈길을 끄는 주식)’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도 봅니다. 우리는 2021년에 밈 주식과 코인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지켜봤습니다. 혹자는 이를 ‘멍청함의 퍼펙트스톰’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가상 화폐와 밈 주식이 야기한 버블은 2022년에 모두 터졌는데, 최근에 다시 부풀어 오르고 있습니다.
혹자는 비트코인을 두고 ‘디지털 금’이라고 부르는데, 나는 이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금도 본질적으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지만, 대부분 사람이 ‘금은 가치가 있다’고 믿기에 값진 자산으로 인정받을 뿐입니다. 가상 화폐의 인기가 일시적 유행으로 끝날지, 금처럼 긴 생명력을 자랑할지는 아직 누구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저는 가상 화폐의 미래에 대해 아직까지는 회의적인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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