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레바논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신임 수장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달 27일 32년 동안 헤즈볼라를 사무총장으로 이끌어온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후 자리를 물려받은 하셈 사피에딘 또한 이스라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4일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사피에딘을 표적으로 삼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진행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 관계자는 “사피에딘이 폭격 당시 다른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들과 함께 베이루트의 지하 벙커에 있었으며, 사망자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IDF는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초대형 폭탄을 사용했다고 알려졌는데, 이는 앞서 이스라엘이 나스랄라를 암살할 때도 사용한 것이다.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는 헤즈볼라 관계자를 인용해 “사피에딘의 연락이 끊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사피에딘은 나스랄라의 외사촌이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소탕하겠다며 레바논을 공습하고 지상군도 투입하면서 민간인 사상자는 불어나는 상황이다. 레바논 보건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지난 4일까지 3주 동안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400명, 부상자는 7500여 명에 이른다고 4일 발표했다. 사망자 중엔 아동 127명이 포함됐다. 특히 대규모 공습 초기인 지난달 23일 하루에만 아동 50명과 여성 94명을 포함해 최소 558명이 사망했다고 집계됐다.
영국 분쟁감시단체 에어워즈는 “레바논에서 일어난 이스라엘의 이번 폭격은 지난 20년간 가자지구를 제외한 세계에서 벌어진 가장 격렬한 공습이었다”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공격 대상 건물에 있는 주민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 대피를 권고하는 등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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