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전체가 공연장, 선수단 수상 퍼레이드...프랑스 ‘올림픽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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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7. 오전 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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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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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개막, 17일간의 여정 시작

2024 파리올림픽 개막일인 26일 개회식에서 성화를 매단 풍선이 떠오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이 현지 시각 26일 저녁 공식 개막했다.

100년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다시 열린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는 다음 달 11일까지 17일 동안 206국 1만500여 명 선수가 32종목에서 329개 금메달을 놓고 아름다운 경쟁을 펼친다.

2024 파리올림픽 개막일인 26일 개회식이 열린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 행사장과 에펠탑 주위로 화려한 레이저쇼가 진행되고 있다./AFP 연합뉴스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128년 올림픽 역사에서 처음으로 경기장이 아닌 야외에서 개회식을 펼쳐졌다. 국내 언론 중 유일하게 알렉상드르 3세 다리에 마련된 기자석에서 206국 선수단이 85척 배에 나눠 타고 센강을 가로질러 수상 퍼레이드를 펼치는 장면을 지켜봤다. 1900년 건립된 알렉상드르 3세 다리는 샹젤리제 지구와 에펠탑 지구를 연결하는 교량으로,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중 하나로 꼽힌다.

26일 열린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 개막식에 한국선수단이 배를 타고 입장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현지 시각 오후 7시30분 개회식의 막이 올랐다. 파리올림픽조직위는 “파리의 물길인 센강이 (경기장) 트랙을 대신하고, 부두는 관중석이 되며, 파리를 상징하는 명소에 반사되는 석양이 멋진 배경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이날 파리는 비가 오락가락하며 해가 비치지 않았다.

26일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 개막식이 센강에서 열리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개회식은 재미난 영상으로 시작됐다. 성화봉을 들고 파리 시내를 누비다 지하철을 탄 프랑스 축구 영웅 지네딘 지단은 지하철이 멈춰서자 아이들에게 성화봉을 전달했다. 배를 탄 아이들이 도착한 곳은 트로카데로 광장. 그곳에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등 귀빈이 소개됐다.

26일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 개막식이 센강에서 열리고 있다./AP 연합뉴스

그리스 선수단을 실은 배가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출발하며 수상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그리스의 기수는 NBA 스타 야니스 아데토쿤보. 나이지리아에서 그리스로 불법 이민을 온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아테네 거리를 헤매며 선글라스와 시계, 가방 등을 팔아 생계를 이어갔던 그가 수퍼스타로 성장해 그리스를 대표하는 얼굴로 올림픽 무대에 나서게 된 것.

26일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 개막식 공연이 센강 주변에서 열리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둘째로 센강에 나선 선수단은 난민팀. 시리아 출신 야히아 알 고타니와 카메룬 태생 신디 은감바가 전 세계 1억명이 넘는 난민을 대표해 오륜기를 들고 입장했다. 고타니는 시리아 내전을 피해 요르단 난민 캠프에 정착한 후 태권도를 시작한 선수다. 은감바는 영국으로 이주해 복서로 성장했다. 그리스와 난민팀 이후로는 프랑스 알파벳 순으로 선수단이 입장했다.

프랑스의 배우 토마 졸리가 감독을 맡은 개회식 행사는 총 12개 섹션으로 구성됐으며 3000명에 달하는 공연자들이 무대에 섰다. 오페라와 클래식, 샹송, 랩, 전자 음악 등 다양한 장르 음악이 개회식을 채웠다.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핑크빛 깃털과 함께 노래를 불렀고, 센강 양옆에선 물랑루즈 댄서들이 ‘프렌치 캉캉’ 공연을 펼쳤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선수단을 태운 배는 파리 식물원 인근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출발,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콩코르드 광장 등 파리 명소를 두루 지나 에펠탑 근처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6㎞ 코스를 가로질렀다. 알렉상드르 다리 쪽에서 퍼레이드를 지켜보던 관중들은 배가 자신들의 앞을 지나갈 때마다 환호를 보냈다.

개회식의 백미인 성화 최종 점화는 프랑스 축구 스타 지네딘 지단, 스페인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 등을 거쳐서 은퇴한 프랑스 여자 육상 선수 마리 조제 페레크와 이번 대회 남자 유도에 출격하는 테디 리네르의 손에서 마무리됐다. 둘의 공통점은 카리브해에 있는 프랑스령 과들루프에서 이민 온 흑인이라는 점이다. ‘열린 대회’를 표방하는 이번 올림픽을 상징할 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평가다. 둘은 성화로 거대한 풍선 밑에 불을 붙였고, 커다란 애드벌룬이 하늘로 떠올랐다.

그리고 개막식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프랑스계 캐나다인 가수 셀린 디온이었다. 셀린 디온은 2022년 12월 강직인간증후군(SPS) 진단을 받고 지금까지 재활에 힘써왔다. 약 1년 반만의 깜짝 복귀 무대였다. 셀린 디온의 노래 ‘사랑의 찬가’와 함께 많은 이들의 손을 거친 성화가 파리의 밤 하늘로 떠오르면서 2024 파리 올림픽의 본격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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