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들 “내년 증원도 취소하라”… 정부 “전공의 지도 거부시 법적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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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5. 오후 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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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강원대병원·충북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25일 성명을 내고 “현재 대한민국 의료는 근거 없는 의대 증원 정책으로 절체절명 상태”라며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2025년 의대 증원 취소를 엄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이들은 26일 오전 10시 세종시 복지부 청사 앞에서 ‘지역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2025년 의대 증원 취소 집회’를 열 예정이다.

두 대학 교수 비대위는 이날 성명에서 “한 학급이 49명인 초등학교 선생님에게 내년부터는 132명, 200명을 가르치라고 하면 선생님이나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은 외부 간섭으로부터 자주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권리를, 학생들은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학습권을 박탈당했고, 전공의들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의대 정원이 49명이던 강원대와 충북대는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따라 정원이 각각 132명, 200명으로 늘었다. 다만 올해 2025학년도 입시에선 증원분의 50%만 반영하기로 해 강원대는 91명, 충북대는 126명을 뽑는다.

비대위는 이어 “잘못된 정책으로 의료의 미래인 전공의와 학생 3만명 이상이 병원과 학교를 떠나게 됐고, 넉 달 동안 1조원 넘는 건강보험 재정이 소모됐다”고 했다. 또 “지역 의료 붕괴는 오래전에 시작됐고, 정부의 어설픈 개혁 정책으로 무너지기 직전”이라며 “정부의 수도권 대형병원을 위한 땜질식 대책으로 전공의들의 사직을 강요해 지방 필수 의료는 더욱 위기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충북대병원은 2월 이후 교수 10명이 사직했고, 강원대병원은 23명이 사직했거나 사직할 예정이라고 한다. 비대위는 그러면서 “현재의 진료 유지 명령, 전공의 사직 강요 조치를 취소하고 모든 수사를 당장 중단하라”고도 했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시작된 가운데 서울 빅5 병원 교수들이 잇따라 교육·지도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는 모습. /뉴스1

22일부터 오는 31일까지 각 수련병원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진행되는 가운데 일부 의대 교수들은 하반기에 들어올 전공의 지도를 보이콧(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날 “교수들이 전공의 지도를 보이콧할 경우,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김국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부 의대 교수들이 하반기에 복귀하려는 전공의에 대한 지도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대부분의 교수는 이에 동조하지 않고 환자와 제자를 위한 올바른 선택을 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어 “(전공의 지도) 보이콧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며 “정부는 수련병원과 협력해 전공의들이 수련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설득하겠다”고 했다.

김 정책관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 신청 인원과 관련해선 “구체적 수치를 파악하진 못했지만, 지금까지 지원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번 하반기 모집 이후 추가 충원 모집 계획은 없다고 했다. 또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에 관해선 “교육부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의대생들이 많이 복귀한다면 국시를 추가로 실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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