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일한 직원 400여명 찾아가 15억 보상금 나눈 中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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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3. 오후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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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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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문닫은 공장에서 일한 직원들에게 보상금을 나눠준 중국 충칭 출신의 궈총지(70)./SCMP

20년 전 공장 문을 닫은 중국의 한 회사 대표가 전성기 때 함께 일했던 전 직원 400여명에게 15억원의 공장 철거 보상금을 나눠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충칭 출신의 궈총지(70)씨는 1971년 충칭 종합 밸브 공장을 설립해 운영했으나 경제 상황이 악화돼 2000년 공장 문을 닫았다.

이후 공장 건물은 2018년 시의 토지 매입 계획에 따라 철거됐고, 궈씨는 작년 3월 철거 보상금으로 770만위안(약 14억7000만원)을 받았다.

궈씨는 이 보상금을 과거 공장에서 일한 모든 직원들과 나누기로 결정했다. 퇴사한 직원은 물론 이미 직원이 사망했다면 가족들에게 보상금을 나누기로 했다.

오랜 회의 끝에 그는 보상금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눴다. 공장 폐쇄 직전까지 근무하던 직원들에게는 65%씩, 그 이전에 퇴사한 직원들에게는 35%를 주기로 했다. 이외 세부적인 금액은 개인별 근무 기간에 따라 나누기로 했다.

문제는 공장이 20여년 전 문을 닫은 데다 이미 사망한 직원들도 있어 전 직원들을 일일이 찾기가 어려웠다.

궈씨는 한 지역 매체를 통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거의 매일 밤 불면증에 시달려 한 시간 자고 깨거나 보름 만에 체중이 3㎏ 가량 빠졌다”고 했다.

궈씨는 지역사회에 실종자 공고를 내고 경찰에 연락처를 요청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직원들을 수소문했고, 마침내 406명의 수령 대상자 중 371명에게 보상금을 전달했다.

이들 가운데는 말기암 환자도 있었는데, 그는 사망 직전 보상금을 받기도 했다.

그의 자녀는 “암 투병으로 말도 하지 못한 채 병원 침대에 누워있던 어머니에게 보상금을 전달해줬다. 어머니는 보상금을 받고 며칠 후 세상을 떠났다”며 “우리 가족은 궈 대표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도 궈씨는 아직 35명의 전 직원들에게 보상금을 주지 못했다.

그는 이 직원들을 찾기 위해 현지 언론에 도움을 요청하며 “직원들을 위해 돈을 지급할 준비가 됐다. 찾아와 서명하고 받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궈씨의 이 같은 미담은 중국 온라인상에서 “존경할만한 사람이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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