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번호 전화오면 절대 먼저 말하지 마”…교수의 당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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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9. 오후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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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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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특정인의 목소리를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을 예방하기 위해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을 때 먼저 말을 하면 안 된다는 한 대학 교수의 당부가 온라인상 화제다.

19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에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 와서 아무 말도 안 하면 절대 먼저 말하지 마’라는 제목으로 최근 한 대학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공유됐다.

작성자는 “교수 덕에 보이스피싱 피했다”며 최근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은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전화를 받았는데 전화를 건 사람이 계속 한마디도 안하더라”며 “전화 받은 사람도 아니고 전화 건 사람이 이럴 수가 있나 싶어서 ‘여보세요?’하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러다 최근 4차산업혁명 관련 수업 중 교수님이 모르는 번호로 전화왔는데 아무말도 안하면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한 말씀이 생각났다”고 했다. 교수는 당시 “(전화로) 목소리 따서 가족한테 사기치려고 하는 수법”이라며 학생들에게 당부했다고 한다.

전화를 바로 끊었다는 작성자는 “교수님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안도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인공지능(AI) 발전이 무섭다” “AI로 음성도 합성하는 시대니 가능성 있다” 등의 반응을 보인 한편 “여보세요 한마디로 음성 만드는 건 아직 불가능할 거다” “음성 따려면 말 걸어서 대답 유도하게 하지 않을까” 등 믿기 어렵다는 반응도 보였다. 또 일각에서는 “여보세요하고 받으면 실제 쓰는 번호인지 확인하는 용도로 쓴다더라” “전화번호 살아있는지 확인하는 수법” 등의 의견도 냈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보이스피싱' 예방 관련 글./온라인커뮤니티

특정인의 목소리를 이용한 AI 보이스피싱, 이른바 딥보이스 피싱 피해 사례는 국내외에서 보고되고 있다.

앞서 2021년 아랍에미리트 은행에서 기업 임원을 사칭한 딥보이스 피싱에 3500만달러를 송금하는 가하면 작년 3월에는 캐나다의 한 부모가 아들의 치료비를 보내달라는 딥보이스 피싱에 속아 2만1000달러를 보낸 일도 있었다.

이처럼 범죄에도 활용되는 딥보이스는 AI가 미리 입력한 목소리 샘플의 특성을 학습한 뒤, 텍스트로 입력한 문장을 학습한 목소리로 변환해 만들어진다. 목소리 샘플의 길이가 길수록 실제와 가까운 음성을 구현해낼 수 있는 게 특징이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짧은 목소리 샘플로도 실제와 비슷한 음성을 만들 수 있다.

미국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업체 맥아피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사용할 경우 3초 분량의 목소리 샘플만 있어도 이를 완벽히 복제해 특정인 말투, 문장 등을 구현할 수 있다.

다만 상용화된 기술로는 최소 15~30초 가량의 음성 샘플이 있어야만 AI가 음성을 학습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정수환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교수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여러 사람의 목소리로 학습한 기본 모델에 짧은 샘플을 입혀 특정인의 목소리와 비슷하게 들리게 할 수 있다. 외국 사이트에서는 2~5초짜리 목소리 샘플로도 딥보이스를 만들 수 있다”면서도 “여보세요 정도의 짧은 샘플로는 음성을 학습하기에 어려움이 있지 대화를 하지 않고 끊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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