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뒤집은 17세 손녀… 트럼프도 무장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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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0. 오전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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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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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 트럼프, 전당대회서 연설
“내 우등생 명부 인쇄해놓고 자랑” 인간적 면모 부각
손녀 바라보는 트럼프 모습 화제
“손주 하나는 잘 키워” 폭발적 반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녀 딸인 카이 트럼프가 17일(현지시각)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우리 할아버지는 부모님 몰래 탄산음료나 사탕을 주고, 골프 실력을 자랑하기에 바빠요. 여느 할아버지들과 다를 바가 없답니다.”

17일 위스콘신주(州)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때 무대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녀딸 카이 매디슨 트럼프(17)가 깜짝 스타가 됐다. 군데군데 유머를 가미한 3분짜리 연설로 유권자들에게 ‘할아버지 트럼프’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한 것은 물론, 손녀 앞에서 무장해제된 트럼프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기 때문이다. 보수·진보 할 것 없이 “트럼프가 손녀딸 하나는 잘 키웠다” “트럼프 얼굴에서 진짜 행복을 봤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전당대회의 주인공 할아버지 못지않은 관심을 받았다.

카이는 2007년 트럼프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모델 출신 전처(前妻) 버네사 케이 트럼프(2018년 이혼) 사이에서 태어났다. 카이는 이날 부친 소개를 받아 흰색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그는 “사람들이 잘 보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모습들을 얘기하려 한다”며 “부모님이 보지 않을 때 탄산음료나 사탕을 몰래 준다”고 했다. “내가 학교에서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항상 궁금해하고, 나의 우등생 명부를 인쇄해놓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기 바쁘다”고도 했다. 카이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가 “항상 전화를 걸어 본인의 플레이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다”며 “그럴 때마다 나는 ‘학교에 있으니 다시 전화하겠다’고 말하기 바쁘다”고 했다. 카이와 트럼프는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주말마다 함께 골프를 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무대 위 연설하는 손녀 딸 카이 트럼프를 행복해하는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유튜브

카이는 또 “할아버지가 온갖 사건으로 재판받는 와중에도 내게 ‘최대한 한계까지 스스로를 밀어붙여 가장 성공적인 사람이 되라’고 늘 강조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정한 기준이 굉장히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나도 트럼프 가문의 일원으로 ‘트럼프 DNA’가 있으니 언젠가는 따라잡을 수 있지 않겠냐”라고 했다. 이날 카이의 메시지가 단순히 유머에 그친 것은 아니었다. 그는 트럼프 피격 사건을 언급하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가슴이 찢어지는 일이었다”면서도 “많은 사람이 할아버지를 지옥에 몰아넣지만 지금 저렇게 서 있다. 언론이 그를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묘사하지만 나는 그가 나라를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싸울 것임을 안다”고 했다.

카이가 이날 “엄청난 영감을 주는 할아버지를 사랑한다”고 말하자 당원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고, 트럼프가 흐뭇한 표정을 짓는 모습도 중계 카메라에 많이 잡혔다. 트럼프 주니어는 감격한 표정으로 딸을 끌어안았다. 트럼프는 카이가 가족석으로 돌아오자 이마에 입을 맞췄다. 카이의 연설을 편집한 영상들은 소셜미디어에 빠르게 퍼져 많게는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할아버지처럼 골프를 좋아하는 카이는 PGA 골프 스타인 브라이언 디섐보 등과 라운딩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놓기도 했다. 카이는 연설 다음 날인 18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조금은 긴장했지만 할아버지가 나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했고, 서로의 진심이 통하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녀 딸인 카이 트럼프가 17일(현지시각)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지지 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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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워싱턴특파원입니다. 미국 대선과 정치, 외교·안보 뉴스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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