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인수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 김범수 검찰 첫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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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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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송치 8개월 만에 소환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 /뉴스1

‘SM엔터테인먼트(SM)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을 9일 소환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김 위원장을 검찰로 송치한 지 8개월 만으로, 김 위원장이 검찰에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장대규)는 이날 오전부터 김 위원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은 취재진을 피해 비공개로 검찰에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김 위원장이 출석한 뒤인 오전 8시 10분쯤에야 이 사실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 측이 비공개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보 규정에 따라 사건 관계인이 원하는 경우에는 비공개 소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픽=양진경

김 위원장은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높게 설정하는 방식의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카카오의 시세조종 여부와 함께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지시 또는 승인 등 개입했는지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작년 2월 SM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SM 경영진은 당시 최대 주주였던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를 경영에서 배제하면서 카카오에 SM 지분 9%가량을 넘겼다. 이 전 총괄은 하이브와 손잡고 반격에 나섰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이 보유하고 있던 SM 지분 14.8%를 인수하고, 당시 9만8500원이었던 SM 지분 25%를 주당 12만원에 공개 매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SM 주가는 며칠 되지 않아 13만1900원까지 올랐고, 하이브 측은 이 과정에서 의문의 법인이 SM 발행 주식의 2.9%에 달하는 주식을 비정상적으로 대량 매입하는 등 시세조종을 했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하이브는 이 의문의 법인이 카카오와 관계가 있는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라고 보고 있다.

이번 소환은 금감원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지 8개월 만에 이뤄졌다. 검찰은 그간 카카오 사무실 압수 수색과 함께 SM 인수에서 핵심 역할을 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카카오와 시세조종을 공모했다고 지목된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지창배 회장 등을 수사해왔다. 인수전 당시 800억원을 들여 SM 주식(2.9%)을 매집했던 원아시아파트너스는 과거 카카오 계열사(카카오VX)에 투자했고, 손자 회사(그레이고)를 인수하기도 했던 곳이다.

지난 5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배재현 투자총괄대표와 지창배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판에선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이 증인으로 나서 “배 대표가 지 대표에게 SM엔터 주식 1000억원을 매수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에 대해 지 회장은 도와주겠다고 응답했다”고 증언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카카오의 경영 쇄신 작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지자, 그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김 위원장은 직접 나서 카카오 그룹 전체를 점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가 문어발 확장과 골목 상권 침해로 크게 비판받았던 계열사 수도 감소 추세다. 작년 10월 146개였던 카카오 국내 계열사는 6월 말 기준 126개로 20개가 줄었다. SM 산하 계열사 25개사가 편입됐음에도 오히려 더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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