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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가 미국 증시에서 아시아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장중 시가총액 1조달러(약 1384조원)를 돌파했다. 급증하는 인공지능(AI) 수요가 TSMC의 매출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8일 뉴욕 증시에서 TSMC 주가는 장 초반 4.8% 급등하며 192.8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TSMC의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 회사 아람코가 1조달러를 돌파했지만, 아시아 민간 기업 중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선 것은 TSMC가 처음이다. 다만 이날 TSMC 주가는 186.63달러로 장 마감하며 시가총액은 1조달러 아래인 9678억달러로 내려왔다. TSMC 주가는 올 들어서만 80% 넘게 급등했다.
이날 주가 상승은 전날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TSMC의 목표 주가를 9% 상향 조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모건스탠리는 TSMC가 오는 18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연간 매출 추정치를 전년 대비 25% 증가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뿐 아니라 JP모건, 노무라 등 주요 투자은행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TSMC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6%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2022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성장 폭이다.
TSMC의 매출 증가는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AI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애플과 엔비디아 등 빅테크들이 TSMC에 대부분의 물량을 맡겨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TSMC는 2025년 파운드리 공급이 부족할 수 있고 가격 인상이 없으면 고객들이 충분한 물량을 할당받지 못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TSMC의 2세대 3나노 공정에 고객이 몰리면서 2026년 물량까지 꽉 찬 것으로 알려졌다. 또 TSMC가 웨이퍼(반도체 원판)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돼 매출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