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마지막 곰이 떠나다”...유명 비관론자 JP모건 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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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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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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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콜라노비치. /비즈니스 인사이더

한때 정확한 시장 예측으로 ‘월가의 간달프(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현명한 마법사)’라던 마르코 콜라노비치(49) JP모건체이스 글로벌 시장 수석 전략가가 최근 주장하던 ‘주식 비관론’이 틀리자 회사를 떠났다.

그는 19년간 월가에서 일하며 ‘시장을 움직이는 남자’로 칭송받았다. 하지만 최근 2년 미국 주식 상승장을 예측하지 못했다. 오히려 경기 침체가 닥쳐 주가가 하락하리라 예상하다가 짐을 싸게 된 것이다. 월가의 대표 비관론자 소리를 듣던 그의 퇴사에 블룸버그통신은 “월스트리트에 유일한 곰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크로아티아 출신인 콜라노비치는 뉴욕대에서 이론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메릴린치와 베어스턴스에서 월가 경력을 쌓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베어스턴스가 JP모건에 헐값에 인수될 때 그도 JP모건으로 옮겼다. 유동성과 자금 흐름을 연구해 증시를 예측하는 그의 예측력은 이때부터 주목받았다. 정확한 단기 예측으로 사내 평가에서 ‘10년 연속 1위’에 오른 데 이어, 2020년엔 기관투자자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당시 그를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견하는 기이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콜라노비치는 시장이고, 우리는 단지 그 안에서 거래할 뿐”이라고도 했다.

그의 명성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증시가 폭락해 모두가 공포에 떨던 2020년 초 빛을 더욱 발했다. 모두가 비관적일 때 혼자 반등을 예측한 것이다. 그는 “과장된 불황 공포 때문에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비관적 견해를 갖고 있다”며 “강한 소비, 코로나 회복, 중국의 부양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단기적인 경기 침체를 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처음엔 소수 의견으로 무시당했지만, 그해 8월부터 현실화되며 그는 월가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대다수 월가 전략가가 상승장을 예측할 때 홀로 하락장을 예측하며 명성을 잃기 시작했다. 콜라노비치는 S&P500이 4400대이던 작년 11월 올해 말 주가지수가 4200으로 떨어진다고 전망하고 지금까지 유지해 왔다. 증시가 엔비디아 등 몇몇 인공지능(AI) 관련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며 미국 주식 투자 비율 축소 의견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S&P500은 최근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고 8일 5572.85에 마감했다. 그가 4200을 전망한 이후에만 S&P500은 약 30% 올랐다.

그가 비관론을 고수하는 사이 월가 주요 기관은 연말 S&P500 전망을 연이어 높였다. 시티그룹, 골드만삭스는 5600으로, 오펜하이머는 5900까지 올렸다. 콜라노비치와 함께 유명 비관론자였던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 투자책임자(CIO)마저 5월 말에 강세론으로 돌아섰다.

블룸버그통신은 “그가 지난 2년 동안 잘못된 판단으로 은행과 고객에게 손해를 끼친 끝에 짐을 싸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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