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사퇴 연판장? 해보라” 元 “韓 해당행위” 羅 “패배 브러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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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7. 오후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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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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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대 ‘김건희 문자 읽씹’ 파장 확산
윤상현 “당정관계 악화시키지 말라”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나경원 후보 등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4·10 총선 국면에서 ‘대국민 사과하겠다’는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문자 메시지를 무시했다는 의혹이 한 후보와 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 친윤계 간 비방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 후보는 7일 일부 원외 인사들이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을 포함한 일부 정치인들이 제가 사적 통로가 아니라 공적으로 (김 여사에게) 사과 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연판장을 돌려 오늘 오후 후보 사퇴 요구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다른 국민의힘 인사들에게 연판장에 동참할지) ‘예스’냐 ‘노’냐 묻는 협박성 전화도 돌렸다”며 “같은 이유로 윤리위를 통해 저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얘기도 있다”고 했다.

한 후보는 이에 대해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마시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기 바란다. 국민들과 당원 동지들께서 똑똑히 보시게 하자”라고 했다. 이어 “제가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과 함께 변화하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4일 CBS 김규완 논설실장은 CBS라디오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1월 19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영부인 김건희 여사로부터 ‘명품 가방 문제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으나 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일부 친윤계 인사들이 “한 후보가 김 여사 사과 의사를 무시해 총선 패배를 불렀다”고 주장하면서 한 후보의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이슈로 떠올랐다. 한 후보는 당시 대통령실에 공식 경로로 김 여사의 사과를 강하게 요구했으며, 그런 상황에서 김 여사가 보내온 문자는 공적인 의사소통에 사적인 방식으로 관여하려는 것으로 보아 답하지 않았다고 맞받았다.

지난 6일에는 일부 언론에서 국민의힘 일부 원외 인사들이 한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다른 원외 인사들에게 돌리며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 후보의 7일 글은 이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는 또 “‘지난번’처럼 그냥 하라”며 이번 연판장을 사실상 친윤계 주도 연판장 사태의 재판으로 규정했다. 2022년 7월 친윤계는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고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직을 대행하고 있던 상황에서 연판장을 돌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한 바 있다. 이 대표의 복귀를 원천 봉쇄하고 비대위 체제를 거쳐 새 당대표를 뽑자는 주장이었다.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던 나경원 후보를 겨냥해 친윤계가 불출마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면서 나 후보가 출마를 포기했었다.

반면 원희룡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에 대한 한 후보의 대응이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대통령실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행태는 당을 분열시키고 대통령을 흔드는 해당(害黨) 행위”라며 “한 후보는 총선 때도 총선보다는 본인의 이미지를 우선하다 선거를 망쳤다”고 했다.

원 후보는 특히 한 후보가 전날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얘기를 일부러 만들어내는 것은 비정상적인 당무 개입으로 생각할 수 있는 위험한 일”이라며 반발한 것을 문제삼았다. 원 후보는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 논란을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으로 몰아가고 있는데, 매우 위험한 주장”이라며 “그럴수록 한 후보에게 당대표를 맡기면 안 된다는 확신만 확산될 뿐”이라고 했다. “이런 분이 당대표가 되면 당과 대통령의 관계는 회복불능이 되고 당은 사분오열될 것”이라며 “우리는 민주당의 탄핵 공세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원 후보는 “윤 대통령 부부와 한 후보의 관계가 공적인 문제를 논의하면 안 되는 사적인 관계냐”며 “그렇다면 그전에는 왜 그토록 많은 문자를 보냈느냐. 공사를 엄격히 구분해 공적인 문제는 사적으로 의논하지 않는다는 분이 왜 ‘사적 관계에 있는 분들’과 공적인 정무적 판단을 의논했느냐”고 따졌다. “만일 그 증거가 나온다면 후보를 사퇴할 의사가 있느냐”고도 했다. 원 후보는 또 “한 후보는 ‘김 여사 문자 내용이 사과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사과하기 어렵다는 쪽’이라고 말했는데, 둘 중 한 분은 거짓말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한 후보가 문자를 공개해서 진실을 밝히거나, 아니면 사과하고 이 논란을 마무리하는 게 모두를 위한 길”이라고 했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래서 그들은 총선을 졌던 것”이라며 사실상 한동훈·원희룡 후보 양측을 모두 공격했다. 나 후보는 한쪽에 대해선 “어설프게 공식-비공식 따지다 우리 당원과 국민, 총선 후보가 그토록 바랐던 김 여사 사과의 기회마저 날린 무책임한 아마추어”라고 했다. 다른 한쪽에 대해선 “이 와중에 지긋지긋한 줄 세우기나 하면서 오히려 역풍이나 불게 만드는 무모한 (윤 대통령의) 아바타”라고 했다. “패배 브러더스의 진풍경”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윤상현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솔직히 한동훈·원희룡 두 후보 모두 당이 이 지경이 된 데 책임이 있다”며 “대선 승리를 가져온 선거 연합을 해체하는 뺄셈 정치를 자행할 때, 지난해 전당대회 개입 논란이 벌어졌을 때 침묵하던 분들이 인제 와서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 하겠다고 하면 누가 믿겠느냐”고 했다. 윤 후보는 이어서 “한 후보는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당·정 관계를 악화시키지 말아야 한다. 총선 과정에서도 당·정 갈등을 일으키고 전당대회를 앞두고 또다시 충돌한다면, 대표가 된다 한들 당도, 대통령도, 본인도 공멸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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