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원료·생산 中에 갈수록 의존… 美, 수입 제동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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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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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바이오 분야에서 중국 견제에 나선 것은 미국 내 의약품 생산부터 판매까지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기업들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원료의약품, 임상수탁기관 규제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바이오협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124사 중 79%가 중국에 기반을 둔 제조업체와 최소 1개 이상의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 기업의 74%는 전임상 및 임상을 위해 중국 기업과 계약을 맺고 있다고 답했다. 30%는 자사의 의약품 제조를 위해 중국과 관련이 있는 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 미국바이오협회는 회원사들이 바이오 보안법 통과 이후에도 제조 파트너사를 바꾸는 데 최대 8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픽=김성규

중국은 또 미국이 수입하는 의약품 생산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약 69만t의 의약품을 수입했는데 이 중 31.5%가 중국산으로 1위였다. 2위인 인도(26.1%)와 5%포인트 이상 차이다.

약의 재료가 되는 원료의약품도 중국산의 비중이 높다. 생산에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원료의약품의 경우 인건비가 싼 중국과 인도가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미국약전(USP)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통되는 원료의약품 생산량의 23%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중국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이처럼 높은 의존도 때문에 ‘바이오 보안법’이 시행되면 미국 환자들이 되레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20여 년만의 최악의 의약품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총 323종의 약물이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는 얀센의 백혈병 치료제 ‘임브루비카’, GSK의 자궁내막암 치료제 ‘젬펄리’, 낭포성섬유증 치료제 ‘트라이카프타’ 등이 바이오 보안법이 겨냥하는 우시바이오로직스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짚으며 “환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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