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줄어도 수준 높아진 ‘아트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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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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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간 20國 갤러리 129곳 참여

‘아트부산 2024′의 탕 컨템퍼러리 아트 부스 앞에서 안내도를 보는 관람객들. /아트부산

지난 11일 오후 ‘아트부산 2024′가 열린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입구는 관객 입장 대기줄로 북적였다. 상반기 국내에서 열리는 글로벌 아트페어 중 최대 규모. 경기 침체 여파로 시장 온도는 뜨겁지 않았지만, 경남권 외에서 온 방문객들과 해외 컬렉터들도 눈에 띄었다.

9~12일 개최된 올해 아트부산은 20국에서 갤러리 129곳이 참여했다. 145곳이 나왔던 작년보다 규모가 줄었다. 국내 여러 아트페어가 4~5월에 몰리고, 대만 ‘당다이 아트페어’와 시기가 겹쳐 화랑 일부가 빠져나갔다.

그럼에도 수억원대 작품 판매가 이어졌고, 작품 디스플레이와 기획전 등 수준이 올라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화랑들은 박서보·구정아·이배·유영국 등 이름 있는 국내 작가 작품들을 선보였다. 국제갤러리는 첫날부터 3억원대 하종현 작품을 판매했고, PKM갤러리도 1억원대 윤형근 작품을 팔았다. 해외 갤러리 중에선 탕 컨템퍼러리 아트가 6억원대 중국 작가 웨민쥔 작품과 1억원대 우국원 작가 작품 등을 판매했다.

부산 지역 컬렉터를 겨냥한 작품들도 인기였다. 학고재가 선보인 부산 출신 김길후 작가 작품은 이날까지 1억원대 3점을 비롯해 총 6점이 팔렸다. 우찬규 학고재 회장은 “지역 출신 작가를 키우자는 부산 컬렉터들의 분위기를 고려했다”고 했다. 가나아트는 2020년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했던 일본 작가 시오타 지하루 작품으로만 부스를 채워 눈길을 끌었다.

요즘 뜨는 중국 미디어 아트 작가 루양, 허수영 등 젊은 작가 작품도 주목받았다.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 소장(강남대 명예교수)은 “톱(top) 화랑이 줄어들면서 중급 갤러리들이 어떤 주제로 어떤 작가들을 소개하는지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했다.

‘메가’ 화제작은 없어도 9개 주제로 마련된 특별 전시 부스가 볼거리를 더했다. 올해 처음으로 외부 디렉터 주연화 홍익대 교수가 특별전을 꾸렸다. 여성 작가 10명을 조명한 ‘허스토리(Herstory)’ 코너에서는 일본 유명 작가 구사마 야요이와 다나카 아쓰코를 비롯해, 한국 1세대 여성 사진 작가 박영숙·김순기 등의 작품이 걸렸다. 미국 예술가인 존 지오르노의 대표 설치 작품도 등장했다. 유선 전화기로 예술가 35명이 낭송하는 시 등을 들을 수 있는 작품. 한 미술계 관계자는 “미술관에서 볼 법한 작품들”이라며 “해외 아트페어들과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아트부산 수준이 많이 올라가 고무적”이라고 했다.

'아트부산 2024'의 특별 전시 ‘허스토리(Herstory)’를 둘러보는 관람객들. /아트부산

이날 오전 VIP 관람 시간에 전시장을 찾은 서울에서 온 50대 여성 컬렉터는 “붐비는 프리즈 서울에 비해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꼼꼼히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아트페어 ‘아트 자카르타’의 톰 탄디오 디렉터, 정도련 홍콩 엠플러스 미술관 부관장 등 해외 미술계 관계자와 일본 등 해외 컬렉터도 많이 찾았다.

아트부산 측은 방문객 수가 작년 7만명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석호 아트부산 이사는 “시장이 성장하는 호황을 지나 시장이 성숙해지는 단계에서는 다양한 작품을 신선한 기획력으로 소개하는 역량이 중요해질 거라고 본다”며 “좋은 기획을 가진 갤러리를 지원하는 등 차별화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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