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환승연애’에 시청자가 더 과몰입

입력
수정2024.04.08. 오전 5:46
기사원문
김민정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환승연애’ 시즌 3 김인하 PD

‘환승연애 3’에 출연한 헤어진 연인 동진(왼쪽)과 다혜. 재회와 ‘환승’ 중 선택할 수 있다. /티빙

‘환친자(환승연애에 미친 자)’ ‘환연앓이’…. 왜 남의 ‘환승’에 이토록 울고 웃을까.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티빙)는 헤어진 연인 여러 쌍이 함께 출연해 합숙하면서 재회를 택하거나 그 안에서 새로운 사랑으로 ‘환승’한다. 2021년 첫 시즌 당시 자극적인 설정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시즌 2의 ‘현규·해은’ 커플 이야기가 열풍을 일으켰다. 시즌 3는 이전 시즌 기록들을 깨며 ‘과몰입’ 신드롬을 이어갔다. 완결까지 2회가 남은 시즌 3는 소셜미디어 관련 영상 조회 수가 2억회를 넘어섰다. 시즌 3의 김인하(36) PD가 환승연애가 남긴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과몰입’ 리뷰까지 시청의 일부

환승연애는 각 시즌이 15~20부작으로 완결까지 15~17주가 걸려 연애 프로 가운데 호흡이 긴 편이다. 이 기간 소셜미디어에는 주요 장면을 갈무리한 리뷰 영상들과 함께, ‘나라도 울었을 것’ ‘저 행동 너무 모질다’ 등 시청 후기들이 쏟아지곤 했다. 의견을 나누고 다른 이들의 후기를 읽는 것까지가 시청의 일부가 됐다. 이런 ‘과몰입’과 활발한 리뷰 참여는 환승연애가 남긴 두드러진 현상이다.

몰입 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지나간 연인을 다시 마주한 출연자들이 후회하고, 때로 분노하거나 질투하며 보여주는 ‘진짜’ 모습들이다. “이렇게 실시간으로 마음이 바뀔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상대의 반응과 타이밍에 따라 엉키고 풀리는 마음들이 포착된다. 김인하 PD는 “사전 인터뷰를 많게는 10번까지 하는데도 출연자 스스로도 깨닫지 못했던 감정들이 나오는 것을 보게 된다”며 “전 연인과 함께 출연한다는 포맷이 진정성과 리얼리티를 담보한다”고 했다. 출연자에게 가혹한 프로라는 평가 역시 있다.

◇‘인성’ ‘대본’ 등 갖은 논란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숙명처럼 여러 논란도 따라다녔다. 짜인 ‘대본’ 논란에 대해 김 PD는 “환승연애의 작가는 드라마처럼 대본을 쓰지 않는다”며 “출연자를 섭외하고 언제 어떤 미션을 해야 효과적일지 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투입되는 30여 명의 PD와 작가들이 하는 일은 흐름을 빠짐없이 관찰하고 출연자들과 깊게 소통하는 것이라고. 매 시즌 ‘인성’ 논란으로 비난받는 출연자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 PD는 “출연자들이 보여준 리얼리티는 환승연애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대부분 전 연인과의 재회를 바라거나 상대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출연한 좋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김인하 PD. /김민정 기자

환승연애는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아시아 최대 OTT인 ‘Viu’에서 인도네시아·싱가포르·홍콩·말레이시아·태국 등 시청 순위 톱5(비 드라마 부문)에 들었다. 일본에서 ‘러브 트랜짓’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국내 연애 프로 강세에 대해 김 PD는 “한국은 예능 프로그램도 정서적인 걸 많이 담고, 그 정서를 무척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강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핑크 라이’(디즈니 ) ‘주말 사용 설명서’(tvN) 등을 연출한 김 PD는 환승연애 시즌 1·2를 만든 이진주 PD의 후임으로 부담감이 컸다고 한다. “촬영 끝나고도 한 달간 촬영장 꿈을 꿨을 정도”였다고. 그만큼 시청자들의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제작진도 감정 소모가 많을 정도로 섬세한 프로였습니다. 많은 시청자가 그 안에서 자신이 경험한 사랑을 발견한다는 점, 끝까지 결론을 알 수 없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생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