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가해자에 시원한 욕설… 누군가는 못 한 말 제가 대신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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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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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피라미드 게임’ 김지연

‘피라미드 게임’ 주인공 ‘성수지’ 역의 배우 김지연. /티빙

고교 학교 폭력을 ‘왕따 투표’ 설정으로 풀어내 화제를 모은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티빙)이 최근 완결됐다. 학폭 복수극 ‘더 글로리’(넷플릭스)와는 다르게 피해자는 망가지지 않았다. 대신 당당한 태도로 잘잘못을 가렸다. 가해자에게는 시원한 욕설을, 다른 피해자에게는 “너는 잘못이 없다”고 말했고, 방관자들에게서 연대를 이끌어냈다. 용감한 행동들이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줬다.

주인공 ‘성수지’ 역의 배우 김지연(29)은 ‘스물다섯 스물하나’(tvN)에서 주인공 ‘나희도’의 경쟁자이자 친구 ‘고유림’을 연기해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연기를 위한 간접적인 학폭 경험만으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며, 실제 학폭이 남기는 피해에 대해 가늠했다. “촬영 전 마음먹은 것보다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물리적인 고통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정신적으로 복합적인 감정이 많이 들어 당황스럽고 힘들었습니다.” 매달 투표로 왕따가 정해지는 설정 자체는 비현실적이지만, 학폭이 일어나는 교실의 구조가 현실적으로 반영돼 ‘드라마 보고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온다’는 후기가 있었을 정도다. 그는 “나중에는 이게 (내 감정이 아니라) 수지의 감정이겠구나 생각이 들어 자연스럽게 그 감정을 따랐다”고 했다.

드라마가 학폭 피해자의 응어리와, 방관자의 묵은 죄책감에 위로가 된다는 반응이 많았다. 후반부에는 친구를 외면했던 반 아이들이 각성해 잘못을 털어놓으며 폭력을 없애기로 한다. 김지연은 “그 장면이 가장 시원하고 좋았다”고 했다. 성수지는 군인인 홀아버지 밑에서 자라 독립적이며 판단력이 뚜렷하고 두려움이 없는 인물. 비현실적인 면도 없지 않다. 김지연은 “(실제 그 나이에) 수지처럼 용감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많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제 경우엔 수지를 경험하고 나니 조금은 용기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시청자도 같은 경험을 하길 바라는 마음일 것. 그러나 일부 지역 학교에는 드라마 모방이 일어나고 있다는 가정 통신문이 배포되기도 했다. ‘피라미드 게임’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다. 김지연은 “(모방에 대해) 전혀 예상을 못 했기에 안타까웠다”며 “드라마에선 ‘어른들의 무관심도 죄’라고 이야기한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의 성장 과정이기에 어른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김지연은 아이돌 그룹 ‘우주소녀’(보나)로 2016년 데뷔했고 배우 데뷔는 2017년이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교복을 입었기에 다시 고등학생 역할을 하는 것이 고민됐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 김지연과 배우 김지연에게 정말 값진 작품”이 됐다고. 결이 다른 두 작품이지만 단단한 캐릭터만큼은 ‘잘 맞는 옷’처럼 그대로다. “가수 활동과 다르게 연기는 준비한 대로 안 된다. 거기서 오는 희열이 있다. 할수록 더 잘하고 싶다. 정성들여 작품을 쌓아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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