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과 10점 오가는 극단 반응… ‘닭강정’ 이것은 망작인가 걸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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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3.21. 오전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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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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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TV부문 2위 ‘닭강정’ 이병헌 감독·류승룡이 의기투합

“좋은 아침입니다”(직원) “어디가 좋단 말인가”(사장) (표정으로 웃음 시동) “와하하하하”.

개그 프로인지 드라마인지 헷갈린다. 평점 1점과 10점이 혼재해 ‘망작’인지 ‘걸작’인지 단정 불가. 닭강정이 된 딸을 구하러 동분서주하는 황당한 설정의 넷플릭스 코미디 드라마 ‘닭강정’이 호불호가 갈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15일) 공개 후 넷플릭스 국내 주간(11~17일) 2위(TV부문)에 올랐다. ‘천만 관객’ 영화 ‘극한직업’(2019)의 이병헌(44) 감독과 류승룡(54) 배우가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 최근 서울 삼청동 인근에서 두 사람을 각각 만났다.

드라마 '닭강정'의 이병헌(왼쪽) 감독과 주연 배우 류승룡. /넷플릭스

이 감독은 ‘극한직업’과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에서 보여준 말장난 코미디로 팬층이 두껍다. ‘닭강정’은 말장난을 넘어 기존의 드라마 연기 톤까지 깬 상위 버전. 만화 같은 줄거리에 연기도 과장됐다. 외계인이 등장하고 돌연 한글의 아름다움을 외치는가 하면 마지막엔 잔잔한 여운도 있다.

이 감독조차도 “어려웠다” “마음이 ‘쫄렸다’” “어느 방향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참 나간 작품”이라고 했다. 웹툰 원작. “처음엔 확신이 있었는데 영상화하려니 너무 어렵더라. 너무 말이 안 되잖나. 말이 되게끔은 보여야 하는데 걱정이 많았다. 전작들보다 진지하게 했다. 밀리면 죽는다, 그런 자세로 했다”고 했다.

류승룡은 닭강정 모형을 딸로 생각해야 하는 ‘최선만’ 역으로 또 한 번 ‘극한직업’을 수행했다. 한 끗 차이로 개그와 진지한 감정을 오가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 감독 말대로 “류승룡이 아니면 생각할 수 없는” 배역. 류승룡은 “설정은 독특하지만 리얼하게 연기하려고 노력 많이 했다”며 “상대 배우 안재홍과는 리허설을 거의 하지 않고 찍었는데 아주 긴밀한, 랠리가 긴 탁구를 치는 것처럼 놀랍고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시청자 반응은 현재 극과 극이다. 더빙판을 보는 해외에서도 평이 갈려 1점짜리 박한 평가도 많다. 두 사람은 예상한 반응이었다고 한다. 이 감독은 “저희 어머니 아버지도 이걸 보면서 힘들어 하셨다(웃음)”며 “드라마를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호불호가 있다는 자체로 성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불호가 극명하다는 건 확고한 지지층도 있다는 것.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감독은 “(시도를 하며) 데이터 쌓는 게 저나 이런 (코미디) 장르를 보는 시청자들을 위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류승룡은 “이야기꾼도 많고 이렇게 독특한 작품에 과감히 투자해 형상화시키는 환경에 있는 한국의 창작자, 배우들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실험적인 작품이 쌓아온 이력에 해가 될 걱정은 하지 않았을까. 둘은 “(천만 관객) 타이틀에서 벗어난 지 오래됐다”(류) “거기에 갇히면 작업하는 게 재미있지 않을 것 같다”(이)고 입을 모았다. “제 작품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지만 계속 다른 걸 하고 있어요. 이런 걸 재미있어 할 사람을 생각하며 ‘쫄지’ 않고 작업하겠습니다.”(이) “‘닭강정’만의 언어를 환기하기 위해 더욱 연극적으로 만들어진 도입부가 문턱일 수 있습니다. 익숙지 않은 맛도 먹어보면 꽤 괜찮을 수 있어요.”(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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