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8% VS 中 10%... “미중 격차 더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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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2.07. 오전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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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술기업 희비에 격차 커져

미국과 중국 증시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상장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미국 워싱턴주 레드몬드에 있는 본사 건물.

그래픽=양인성

G2(미국, 중국) 증시가 엇갈린 길을 가고 있다.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증시가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에서 절반 가까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시장조사업체 퀵팩트세트를 인용, “2일 기준 미국 기업 시가총액은 51조달러로 작년 말보다 1조4000억달러 늘었다”고 보도했다. 세계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로 2015년 6월말(30% 후반)과 비교했을 때 10%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2003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반면, 부동산 시장 불안과 경기 둔화에 빠진 중국 증시는 하락세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의 시가총액은 연초 이후 1조7000억달러 빠졌다. 최근 3년간 6조달러가 증발했다. 이에 따라 세계 증시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015년 6월 20%에서 최근 10%로 반 토막 났다.

미국과 중국의 시가총액 차이는 퀵팩트세트가 관련 정보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커졌다. 시총 상위 500대 기업 중 미국 기업은 236사로 2020년 말(206사)보다 15%(30사) 증가했다. 반면 중국 기업은 같은 기간 80사에서 35사로 56%(45사) 줄었다.

그래픽=양인성

미·중 기술기업 희비에 증시도 격차

미국과 중국의 기술 기업들 희비가 엇갈리며 자금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메타(페이스북)만 해도 연초 후 시가총액이 5100억달러 늘었다. 반면 중국 인터넷 대기업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310억달러 줄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에서 미국이 중국보다 우위를 점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시총 6위인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반도체 칩을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5일 “엔비디아의 혁신 속도를 볼 때 가까운 장래에 업계 표준으로 남을 것이고 성장 여지가 더 크다”며 목표가를 625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중국은 첨단 반도체 국산화 추진에도 미국의 규제로 제조 장비 수입이 막히면서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미국 기술기업을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2020년 말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엔 텐센트(7위)·알리바바(9위)가 포함됐지만, 2일 현재 중국 기업은 모두 사라졌다. 대신 엔비디아(6위)와 제약사 일라이릴리(9위) 등 미국 회사가 들어왔다.

경제 규모 차이도 벌어져

국내총생산(GDP) 등 실물 경제 규모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의 명목 GDP는 2015년 미국의 61%에서 2021년 76%까지 커졌으나 작년 66%로 10%포인트나 축소된 것으로 추산됐다. 2021~2023년 미국 GDP는 23조3151억달러에서 26조9496억달러로 15.6% 성장했지만, 중국 GDP는 오히려 0.3%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IMF는 작년 보고서에서 “중국은 부동산 위기와 신뢰 약화로 인해 점점 더 큰 역풍을 맞고 있다”며 “개발도상국 중 중국의 소비 감소가 특히 큰데, 이는 코로나 위기 동안의 엄격한 이동 제한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옌쉐퉁(閻學通)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지난달 한 세미나에서 “중국 경제발전에 대한 과대평가의 대부분이 희망적 사고 때문이었다”며 “향후 10년간 미·중 국력 격차는 양국 경쟁 심화 속에서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정치·경제 분석 기관 로듐그룹은 “이번 10년은 고사하고 금세기에 GDP 측면에서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 체제 우려도 영향

글로벌 투자자들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 정부에 대한 우려로 돈을 일본과 인도 등으로 분산하고 있다. 일본 증시는 올 들어 거품 경제기였던 1990년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를 연일 경신 중이다.

‘넥스트 차이나’로 지목받는 인도는 지난달 대표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홍콩을 제치고 세계 4위(시총 기준) 증시로 뛰어올랐다. 세계 시총 상위 500위 기업에 인도 회사가 21개로 최근 3년 새 2배 증가했다.

반면, 중국은 권위주의적인 규제로 투자자들로부터 반감을 사고 있다. 2021년 빅테크·사교육 규제로 증시가 크게 흔들렸는데, 작년 말 다시 온라인 게임 규제안을 국가신문출판부(NPPA) 홈페이지에 공지했다가 게임주 시가총액이 100조원 넘게 폭락하자 지난달 돌연 삭제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애덤 포즌 소장은 “시 주석은 경제·사회 전반에서 독단적이고 권위적인 권력을 행사함으로써 코로나 기간 동안 경제의 약점을 크게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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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국세청, 공정위, 통계청, 농식품부 등 경제 정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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