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자오창펑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 재진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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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9.19. 오전 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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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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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단독 인터뷰
지난 14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에서 자오창펑(오른쪽) 바이낸스 창업자가 장 노엘 바로 프랑스 디지털 전환 및 통신 장관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다음 날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한 자오 창업자는“인구 20~30%가 가상 화폐 거래를 하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한국 재진출을 위한 방안을 여러 방면으로 찾고 있다”고 했다. /바이낸스

“지금이 ‘가상 화폐 겨울’이라지만 기업을 인수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키우기에 오히려 좋은 때입니다. 바이낸스도 올 들어 매주 한두 건씩 블록체인 기업 인수와 투자를 이어오고 있어요.”

지난 15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세계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45) 창업자는 최근 가상 화폐 하락세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4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현지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에 참석했다. 자오 창업자는 “이전 사례를 보면 1년 정도는 가상 화폐 가격이 하락했다가 3년은 가격이 오르는 패턴을 보였다”며 “내 재산 99.9%가 가상 화폐지만 떨어진 가격에 신경을 안 쓴다”고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자오 창업자는 지난 2월 자산 가치가 960억달러(약 133조원)까지 치솟으며 아시아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다. 창업 5년 차 스타트업 창업자가 수십 년간 부를 쌓아온 아시아 재벌가들을 모두 제친 것이다. 이후 가상 화폐 침체기가 시작되면서 9월 현재 그의 자산은 346억달러(약 48조원)로 쪼그라든 상태다. 그는 “2014년 개당 600달러에 산 비트코인을 아직 팔지 않았고 앞으로도 안 팔 것”이라고 했다.

◇맥도날드서 햄버거 만들던 청년, 5년 만에 아시아 최고 갑부로

자오 창업자는 1980년대 후반 중국에서 교수였던 아버지가 정치적 이유로 추방되면서 가족과 함께 밴쿠버로 이민 가 정착한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어린 시절 맥도널드와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를 보탰다. 그는 “캐나다 맥길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도쿄와 뉴욕에서 선물거래용 소프트웨어 사업을 하면서 비트코인에 눈을 떴다”고 했다. 2014년 전 재산을 털어 비트코인에 투자했고, 2017년 바이낸스를 창업했다.

바이낸스는 가상 화폐 400여 개가 상장돼 있는 세계 최대 거래소로, 국내 거래소와 달리 선물 거래, 개인 간 거래 같은 여러 거래 상품이 있어 창업 반년 만에 600만명을 끌어들였다. 현재는 회원이 1200만명이 넘고, 지난해 거래액이 9조5000만달러(약 1경2591조원)였다.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 재진출할 것”

바이낸스는 공식적인 본사가 없다. 홍콩에서 창업했지만 중국이 가상 화폐 기업을 탄압하면서 일본·몰타 등지를 전전해왔다. 최근 각국이 화폐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두바이와 파리가 바이낸스 본사를 유치하려고 공을 들이고 있다. 자오 창업자는 “두바이, 파리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며 “두 도시는 가상 화폐 사업을 하기 최적의 조건을 가진 곳”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 시장에 재진출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바이낸스는 작년 8월 한국에서 철수했다. 국내 신고 없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거래소를 처벌하는 특정거래금융거래정보법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그는 “가상 화폐 시장에서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 인구의 20~30%가 가상 화폐 거래를 하고 있는데 이만큼 활발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다시 사업을 하기 위해 최근 부산시와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웹3, 거래-결제 방식 완전히 바꿀 것”

이번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에는 블록체인 사업가로 변신한 전 테니스 스타 샤라포바, 유럽 최대 게임 개발사 유비소프트의 이브 기예르모 회장 등 전 세계 가상 화폐 산업 종사자 5000여 명이 모여, ‘웹3′와 NFT(대체불가능토큰)가 만들어낼 ‘미래 인터넷’을 논의했다.

웹3는 사용자가 ‘읽기’만 가능했던 웹1, ‘읽기·쓰기’가 가능했던 웹2에 이어 ‘소유’의 개념까지 추가한 블록체인 업계의 새 화두이다. 웹3 시대엔 사용자 모두가 각자의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수익도 거둘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들이 생산한 데이터를 구글·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이 소유해 이윤을 배분받기 어려운 웹2 시대와 다른 점이다.

웹3를 두고 ‘미래 인터넷을 좌우할 신개념’이란 평가부터 ‘비현실적’이라는 비판까지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자오 창업자는 그러나 “웹3는 블록체인 그 자체로, 우리가 거래하고 결제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며 “프랑스에서 한국에 있는 할머니에게 1센트보다 적은 수수료로 돈을 보내거나,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전 세계 관객에게 팔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라고 했다.

☞웹3(Web 3.0)

이용자 개개인이 각각 서버가 돼 정보를 교환하고 콘텐츠를 사고파는 인터넷 생태계를 말한다. PC통신처럼 게시판을 통해 알리는 방식이 ‘웹1′, 구글·네이버 같은 플랫폼을 통해 이용하는 인터넷이 ‘웹2′다. 웹3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을 이어주는 블록체인과 콘텐츠와 정보를 거래하기 위한 가상화폐 시스템 도입이 필수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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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인도특파원, 현 테크팀 반도체 담당 및 IT 유튜브 '형테크' 운영. 성장하는 곳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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