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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영 정치부 기자 |
윤 대통령의 이러한 행태에 그가 했던 ‘수사가 재판 준비과정’이란 말은 공허하기 짝이 없고 ‘재판이 중요하다’는 말은 무의미하기 그지없게 됐다. 수사도 제대로 안 받는데 무슨 재판인가. 걸핏하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하고선 정작 나라의 온갖 실권을 군대에 몰아주는 위험천만한 계엄을 선포한 것으로 그의 언행불일치는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내로남불’이란 표현도 많이 모자란 감이 있다. 비판을 위한 마땅한 말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12·3 계엄 때 국회 본관에서 계엄군을 목격했을 때와 비슷한 당혹감이 다시 밀려와서 그런 것 같다.
윤 대통령은 현관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선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저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편지를 보냈다. 그의 선언으로 관저 앞 도로는 이제 제2의 광화문, 대한문, 서초동이 되고 말았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배틀필드를 아스팔트 위로 정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