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사진 공유하니 뿌듯”…가족으로까지 퍼진 ‘딥페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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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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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얼굴에 음란물 합성…전국서 신고 잇따라 경찰 수사 착수

딥페이크 사진을 공유한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이라며 유출된 대화방. 엑스(X) 갈무리
 
최근 대학가와 전국 초·중·고등학교뿐 아니라 가족을 대상으로까지 ‘딥페이크’ 성착취물 제작·유포가 횡행한다는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말까지 초·중·고교 텔레그램 성착취 신고가 10건 접수됐고 이와 관련해 14세 이상 청소년 10명을 입건했다. 채팅방에서는 지인의 신상정보나 사진들을 공유해 딥페이크 사진이나 영상물을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학가에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텔레그램 딥페이크 피해자 명단이 다수 게재된 바 있다. 명단에는 대학교부터 초·중·고교 등도 다수 포함돼 있다. 실제 이 학교 소속 학생들의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명단에 올라 있는 전국 중·고교와 대학교 이름만 수백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런데 여군이나 가족 등을 상대로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유포하는 대화방도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해당 대화방을 캡처한 사진을 보면 대화방 운영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참가자에게 여군의 군복 사진과 일상 사진, ‘능욕글’ 등을 요구했다. 1900명이 넘게 참여한 한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여성 가족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합성 성착취물이 유통됐다는 폭로도 올라왔다. 한 대화방에서는 “엄마 사진 공유하고 나니까 뭔가 영웅이 된 느낌인데 뿌듯하다” 등 성적 모욕을 일삼는 발언이 이어졌다.
 
자기 얼굴 사진이 도용된 딥페이크 음란물을 우연히 확인한 피해자들이 직접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도 시작되고 있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학생은 물론이고 교사에 대한 것도 만들어 퍼지고 IT 기기에 익숙한 청소년 중심으로 확산해 굉장히 우려스럽다”며 “심각한 범죄 행위로서 처벌받을 수 있고, 이러한 범죄 전력은 향후 사회생활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된 여성의 사진을 합성해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피의자 2명을 각각 추적하고 있다. 충북 충주경찰서도 또래 여학생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한 사진을 만들고 공유한 혐의로 고교생 A(18)군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에 서버를 둔 텔레그램 특성 탓에 수사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대 재학생이 타깃이 된 딥페이크 사건을 수사하는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텔레그램 대화방 참가자 신원을 특정해 수사 중이지만 운영자 신원 특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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