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 버스 시속 100km 돌진… 렌터카 여대생 4명 한 순간에 사망 ‘원통’ [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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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7. 오후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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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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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 음주운전 3회로 면허 취소 전력
사고 전날 버스 안에서 자고 무리한 운행


8년 전 오늘 버스기사의 졸음운전으로 꽃다운 나이의 여대생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16년 7월 17일 영동고속도로 평창 봉평터널에서 발생한 차량연쇄추돌 교통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
2016년 7월 17일 오후 5시 54분 영동고속도로 평창 봉평터널 입구에서 전세버스 운전기사 방모씨(57)는 차량 정체로 서있던 승용차들을 인지하지 못하고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들이받았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버스에 앞서있던 승용차들은 완파됐고 특히 버스 바로 앞에 있던 K5 승용차 동승자 20대 초반 여대생 4명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승용차 운전자 김모씨(25·남)는 중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외에도 앞서있던 승용차 운전자 및 탑승자 등 부상자 37명을 낳았다. 
 
당시 K5승용차에 타있던 여대생들은 중학교 동창 관계였는데 이들은 방학을 맞아 렌터카를 타고 강릉 경포대를 다녀오던 길에 변을 당했다.
 
2016년 7월 17일 영동고속도로 평창 봉평터널에서 발생한 차량연쇄추돌 교통사고 현장. 연합뉴스
 
버스기사 방씨는 코뼈 골절 등 가벼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이후 방씨는 경찰조사에서 졸음운전을 시인했다. 사고 전날 그는 버스에서 잠을 잔 뒤 무리한 일정으로 사고 발생 전부터 눈이 감기고 잠이 쏟아져 껌을 씹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방씨는 알고보니 25년동안 버스업에 종사했는데 음주 운전 3회째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면허 재취득 기간에 대형운전면허를 재취득했는데 넉달만에 사고를 낸 것이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방씨 측은 재판에서 열악한 근무여건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유족들은 방씨에게 엄한 처벌을 내려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1심에서 방씨는 금고 4년이 선고됐는데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해 피해자 유족의 분노를 샀다. 유족들은 “꽃다운 나이의 딸들이 4명이나 생사를 달리했는데 운전자는 금고 4년이라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방씨는 최후진술에서 “평생 죄인으로 살겠다”라고 말했지만 항소했다.
 
금고형은 수형자를 교도소에 구치해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데 징역형과 달리 노역이 강제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2심에서 방씨에겐 1심보다 형량이 늘어난 금고 4년 6개월이 선고됐고,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다만 애초 방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서 정한 법정 최고형은 금고 5년이기 때문에 애초 최고 금고 5년 이상을 선고받을 수 없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운수종사자 휴게시간을 부여한 개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2017년 10월 24일부터 시행됐는데 전세버스의 경우 기점부터 종점까지 2시간 이내 운행 시 종점지에서 15분 이상 휴식, 2시간 이상 운행 시 중간 휴게소에서 15분 이상 휴식이 의무화됐다.
 
현재 방씨는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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