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총선 고의패배 의심”… 한동훈 “다중인격 구태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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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후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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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대 부·울·경 합동연설회 안팎

연설 과정 ‘이재명 때리기’ 집중하다가
연단 내려와서는 상대방 원색적 비난
元 ‘문자 읽씹’ 관련 “승리 절박했는데…”
韓 “元 네거티브 안 한다더니 태세 전환”

나경원 “싸움 너무 거칠어” 싸잡아 비판
윤상현 “허물 드러내는 용기가 리더십”
당대표 적합 여론조사 韓 61%·元 14%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7·23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 연설회에서 당권 주자들은 김건희 여사 문자 묵살 논란과 비례대표 사천 의혹 등을 놓고 또다시 장외 난타전을 벌였다. 연설 과정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추진을 비판하면서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했던 이들은 연단을 내려오자마자 ‘총선 고의 패배’, ‘다중 인격’ 같은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상대방을 비난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와 한동훈 후보. 뉴시스
원희룡 후보는 10일 부산 벡스코 연설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자 논란과 관련해 “없는 것도 만들어야 할 정도로 승리가 절박한 상황에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동훈 후보가) 혹시 총선을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고 한 것이 아닌지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적 소통은 부적절하다는 반론에 대해서는 “말이 안 되는 비교를 그만하라”고 꼬집었다.
 
한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 “다중인격 같은 구태 정치는 청산돼야 한다”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원 후보가 이날 채널A에 나와 “공천 논의 과정에서 대통령실 쪽은 다 배제된 상태로 한 후보를 비롯한 5명 내외가 폐쇄적으로 논의했다”며 “추천 경로, 선택, 후순위 등 과정이 모두 한 후보 측근들로 향하고 있었다”고 주장한 데 따른 반응이었다. 한 후보는 “(원 후보가) 어제 (TV토론에서는)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무서워서 마타도어(흑색선전)·네거티브를 안 한다고 하더니 굉장한 태세전환”이라며 “늘 오물을 끼얹고 도망가는 방식이 원 후보가 말하는 자랑스러운 정치 경험인가. 그런 경험은 배우고 싶지 않다”고 쏘아붙였다.
 
나경원·윤상현 후보도 설전에 가세했다. 나 후보는 “싸움이 너무 거칠고 구태의 전형을 보여준다”며 원·한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 “줄 세우기, 줄 서기 등 전대에서 나올 수 있는 추태는 다 나온 것 같다. 구태정치와 손잡은 사람들 빨리 손절하자”며 “전대는 당대표 후보의 자질과 능력, 비전 논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문자 논란은 우리 당이 90일이 넘도록 성찰과 반성 없이 총선 패배 원인을 규명하지 못해서 일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조속한 총선 백서 발간 필요성을 주장하며 “과거 허물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바로 리더십이다. 한 후보가 직접 말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PK 당심 잡기 국민의힘 원희룡(앞줄 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나경원 당 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나란히 앉아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보수의 텃밭 영남권에서 처음으로 열린 이날 연설회는 당원·지지자 26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뜨거운 열기 속에서 치러졌다. 원·한 후보 지지자들이 구호 경쟁을 하다 장내가 소란스러워지는 등 신경전도 벌어졌다. 친윤석열계 이상규 최고위원 후보가 “총선에서 초보자에게 큰 함선을 맡겼다가 엄청난 폭풍 속에서 난파했다”고 하자 한 후보 지지자들이 거센 야유를 보내 사회자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당권 주자들은 연단에 올라서는 22대 총선에서 낙동강 벨트 10석 중 7석을 탈환해 국민의힘에 탄핵 저지선(101석)을 지켜준 부산·울산·경남(PK) 당원·지지자와 함께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맞서 싸울 적임자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자신이 ‘대장동 일타강사’이자 총선 당시 인천 계양을에서 이 전 대표와 맞붙은 점을 강조하며 “민주당이 중대 범죄혐의자 1명을 지키기 위해 묻지마 특검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제 당대표로서 특검과 탄핵을 정면 돌파하겠다”고 했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한 후보는 “저는 문재인 정권의 부당한 탄압에 5년 동안, 지금까지 싸웠고, 180석 거대야당과 맞서 싸웠다”며 “여러분이 저를 이렇게 부르는 이유가 저라면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저 민주당을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5차례 총선에서) 매번 민주당하고 싸워 돌아온 저의 몸에는 민주당을 이기는 승리의 DNA가 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원내대표 시절 패스트트랙 투쟁을 진두지휘하고 치밀한 전략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끌어내렸다며 “노련한 전략과 전술로 국회에서 인천상륙대작전을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각 캠프가 ‘문자 논란’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이날 공개된 YTN·엠브레인퍼블릭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 61%가 한 후보를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원 후보 14%, 나 후보 9%, 윤 후보 1%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 무당층을 더하면 한 후보 45%, 원 후보 11%, 나 후보 8%, 윤 후보 1%였다. 이번 전대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 여론조사 결과가 20%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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