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50대男 대학식당서 의식 잃고 쓰러져…“독이 되는 행동 아닐지 고민했다”

입력
수정2024.07.10. 오전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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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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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학생 신속한 응급조치 덕분에 무사…119 도착했을 때 의식 찾아

약대생 송기철 씨 “외조부, 심장마비로 떠난 뒤 심폐소생술 배웠다”


대학 학생식당서 쓰러진 50대가 학생들의 신속한 응급조치 덕분에 의식을 되찾았다. 119구급차를 타고 무사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10일 뉴스1에 따르면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고를 수 있어서 종종 교내 학생 식당을 찾는다는 20대 송기철(26)씨는 중앙대 약학대학 5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는 지난 5일 오전 11시30분쯤 여느 날과 다름없이 동기랑 같이 점심을 먹으러 학교를 찾았다.
 
중앙도서관 바로 앞에 있는 참슬기식당은 평상시 점심시간 같았으면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을 텐데 그날따라 유독 한산했다. 먼저 배식을 받은 송 씨는 테이블을 잡고 서서 동기를 기다렸다.
 
그 순간 동기 바로 뒤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한 5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러더니 "쿵"하고 뒤로 쓰러졌다.
 
송 씨는 세 걸음 만에 쓰러진 남성에게 달려왔다. 남성이 양손에 쥐고 있던 식판을 뺏어서 내려두고는 맨바닥에 양쪽 무릎을 꿇었다. 멀리서 식사 중이던 의학전문대학원생 A 씨는 쿵 소리에 놀라 즉시 송 씨를 도우러 왔다. 송 씨 동기는 배식을 멈추고 곧장 주머니에 휴대전화를 꺼내서 119에 신고했다.
 
송 씨는 10여 초간 남성의 반응을 확인했고 A 씨 도움을 받아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쓰러진 남성이 부축받으며 바닥에서 일어나기까지 5분여간 송 씨와 A 씨는 번갈아 가며 남성의 가슴을 압박했다. 그사이 모인 주변인들은 송 씨를 도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의식을 되찾은 남성은 119구급차를 타고 무사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내 후생 식당 담당자 임형택 씨는 "식당에서 쓰러지신 생활관 근무자분이 의식을 되찾고 병원에 가시기 전까지 심폐소생을 진행해 주신 학생, 함께 상태를 살펴주신 학생, 그리고 구급차를 불러주신 학생"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뉴스1은 세 주인공을 찾아 인터뷰를 시도했고, 송 씨로부터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송 씨는 초등학교 4학년이던 열한 살, 같이 살던 외할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시면서 심폐소생술에 대해 지속해서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고등학교와 군대에서 심폐소생 관련 교육을 할 때면 항상 주의 깊게 들었고 만약의 상황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교육에 임했다.
 
마침 송 씨는 이번 사고가 있기 두 달 전, 지하철 9호선에서 한 아주머니가 쓰러지셔서 이번처럼 달려가서 의식을 확인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옆에 계시던 간호사분이 응급처치하는 것을 지켜봤다. 심폐소생술 전에 환자의 상태가 저혈당인지 확인하는 모습을 기억하고 이번에 실행에 옮겼다.
 
송 씨는 "살면서 처음으로 응급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려고 하니 이게 오히려 독이 되는 행동은 아닐지 고민이 됐다"면서도 "3주 전쯤 약대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3시간가량 응급처치사 교육을 받았는데 '긴가민가할 때는 무조건 진행하는 게 맞는다'고 하셨기 때문에 배운 대로 침착하게 행동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쓰러졌던 분께서 호흡과 의식이 회복되셔서 비로소 안도감이 들었다"며 "뉴스에서 선의의 행동을 하던 분들을 보고 많은 감탄을 했었는데 제가 주변 친구들로부터 칭찬을 들으니 부끄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현재 약학도로서 공부하고 있는데 미래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약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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