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참사’ 향한 조롱 그리고 거짓말, 경찰 “적극 사법처리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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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5. 오전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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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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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롱 쪽지 작성 20대 남성 조사
30대 여성, 마치 지인인 듯 허위 제보하기도
여성커뮤니티선 남성 혐오 이어져


전날인 4일 중구 시청역 교차로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인도 돌진사고 현장에서 한 시민이 절을 하고 있다. 뉴시스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시청역 참사’를 향한 도 넘는 조롱과 거짓이 난무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안타까운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인에게 ‘토마토가 됐다’는 망언을 쏟아내는 가하면 한 여성은 언론에 허위 제보를 하는 등 상식 밖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성커뮤니티에서는 “남자만 죽었다. 축제다” 등 남성을 향한 혐오성 발언도 나왔다.
 
경찰은 “피해자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등 행위에 대해 적극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3일 오후 6시쯤 시청역 인근 추모 공간에 조롱 섞인 쪽지를 남긴 20대 남성 A씨를 조사했다. A씨는 자신의 행동이 논란이 되자 자수했다.
 
아울러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시청역 참사 희생자’를 겨냥한 모욕성 인터넷 게시글 3건에 대해서도 입건 전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범행동기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 30대 여성은 시청역 참사 추모 현장에 ‘너의 다음 생을 응원해♡’라는 문구를 써놓기도 했다.
 
이날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망자의 13년지기 친구’라고 말했으나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여성은 “5월에 다른 친구를 잃었는데 이번에 2명이나 잃었다. 사람 미치는 기분이다. 신기한 게 뭔지 아냐, 바람에 날리는 꽃이 꼭 친구같다. 내가 질문하면 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이거 봐라 끄덕인다. 친구가 아직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또 “사고 다음날인 2일에는 영등포 장례식장에 다녀왔다”며 “아픈 손가락인 친구들이다. (사고가) 얼마나 아팠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거 사고 아니다. 살인이다. 내가 밝혀낼 거다”라거나 “사람들이 제일 먼저 차에 치인 곳은 이쪽인데 왜 그보다 뒤쪽인 횡단보도 쪽에 꽃이 제일 많은건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말하는 내내 눈물까지 흘렸다는데, 당시 술에 취한 듯한 모습이었다고 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단적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온라인 여초(여성들이 많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 도를 넘는 수준의 조롱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2일 한 온라인 여초 커뮤니티에는 전날 발생한 시청역 참사와 관련해 “한국 남자가 많으니까 남자만 죽는 자연 현상”이라거나 “굿 다이(good die·좋은 죽음)”, “축제다”라는 등 패륜적 표현이 도배됐다.
 
한 글쓴이는 사고를 낸 운전자를 남성 노인을 비하하는 표현인 ‘갈배’라고 표현했고, 다른 글쓴이는 ‘한남(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단어) 킬러’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문제의 커뮤니티는 여성만 가입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입하기 전 신분증을 제시해 본인 인증을 해야 하고, 최종 가입 승인을 받으려면 사이트 관리자와 전화 통화까지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글이 캡쳐돼 온라인 공간에 퍼지자 곧장 “정신 나간 사람들 같다” “피해의식의 끝을 보여준다”는 반응이 나왔다.
 
결국 정치권 등에선 이들을 “남성혐오 가해자”라고 비판하며 사회적 자정 작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지원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다수의 여초 사이트에서 ‘축제’ 운운하는 흉포한 언어로 고인들의 성별을 조롱거리 삼고 모욕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특정 세력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자행된 남성 혐오 선동은 죽음마저 비방하고 훼손하는 극단적 결과를 만들었고, 피해의식으로 점철된 페미니즘은 약자의 탈을 쓴 ‘남성 혐오 가해자’들을 군림하게 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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