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역주행 사고’ 희생자 눈물의 배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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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4. 오전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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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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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우리 아들아…”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은 운구차가 한 대 떠날 때마다 유족들의 흐느끼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4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시청역 인근 역주행 교통사고로 사망한 신한은행 직원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시청역 앞 ‘차량 돌진 참사’로 목숨을 잃은 9명의 발인식이 연이어 엄수됐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오전 5시20분쯤부터 이번 사고로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박모(42)씨, 이모(52)씨 등 시중은행 동료 4명과 대형병원 용역업체 동료 3명의 발인이 차례로 진행됐다.
 
은행 동료인 이모(54)씨의 발인식은 오전 10시쯤 치러졌다. 운구차가 출발을 준비하자 유족들로부터 곡소리가 터져 나오며 고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유족들은 흰 장갑으로 눈물을 훔치거나 침통한 표정으로 운구차를 뒤따랐다. 아직 고등학생인 이씨의 막내아들도 아버지를 배웅하기 위해 장지로 향하는 차에 탑승했다.  
 
장례식장 바깥에는 은행 동료 100여명이 도열했다. 이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시중은행에서 일하던 고인 4명은 사고 현장 인근에서 저녁을 먹고 나왔다가 변을 당했다. 대부분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사이로, 박씨는 사고 당일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사고로 사망한 박모(38)씨, 양모(35)씨 등 서울 대형병원 용역업체 동료 3명의 발인식도 이곳에서 엄수됐다. 
 
4일 오전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서울시청 청사운영1팀장 고 김인병 씨의 영정이 서울시청을 순회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씨의 운구차는 오전 10시8분쯤 친인척 20여명의 배웅을 받으며 장지로 향했다. 한 젊은 남성은 주먹을 꽉 쥔 채 “열심히 살아봤자 뭣하나, 이렇게 착한 놈부터 데려가는데”라며 애통함을 삭이지 못했다. 
 
이번 사고로 변을 당한 서울시청 청사운영팀장 김인병(52)씨의 발인은 오전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러졌다. 서울시청 세무과 직원이었던 윤모(31)씨의 발인식도 오전 6시쯤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김씨와 윤씨의 운구행렬은 장지로 향하기 전 고인이 일하던 서울시청에 들렀다. 각각 본청과 서소문청사 1층에 들러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장지로 향했다. 유족들은 영정을 들고 고인이 생전 일했던 시청 내부를 돌아봤고, 동료 직원 수십명이 나와 눈물로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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