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경고 사흘 만에… 北, 오물풍선 다시 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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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낙하 주의… 발견 땐 신고”

통일부 ‘위대한 령도자’ 문건 공개
“北 주민 살포 동원 불만 반영된 듯”
인분 유래된 기생충도 다수 발견


북한이 또다시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지난 9일 이후 15일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추정)을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며 “현재 풍향이 북서풍으로 경기 북부 지역에서 남동방향으로 이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들은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면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역 인근에 북한이 보낸 대남 전단 살포용 풍선이 떨어져 있다. 뉴스1
앞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국경 부근에는 또다시 더러운 휴지장과 물건짝들이 널려졌다”며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오물풍선 살포를 예고한 바 있다.

그동안 풍선 안에는 일정한 크기의 폐종이, 비닐 등 급조한 것으로 보이는 소위 ‘살포용 쓰레기’가 다수였지만 그 중 김정일·김정은 권위를 훼손하는 폐기물도 나왔다. 이날 통일부는 오물풍선 내용물 분석 결과 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하고 ‘김정일·김정은 우상화 문건 표지’를 조각낸 종이 사진을 공개했다.
 
통일부는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수집한 북한발 오물풍선 약 70여개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사진은 폐종이·비닐·자투리천 등 급조한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 통일부는 북한이 상품정보 노출을 방지하려는 흔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제공
지난 4∼11일 수집된 풍선 약 70개 내용물을 분석한 이 자료에서 통일부는 “오물 중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대원수님 교시’라고 적힌 문건 표지가 포함됐고, 김정일 또는 김정은의 활동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높이…’ 등이 적혀있는 문건 표지도 오물 속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북한에서는 형법 등으로 수령 교시 문건 훼손을 절대 금기시하고 있다. 통일부는 “‘수령 교시 문건 훼손’ 행위는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중죄”라고 덧붙였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살포 오물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일반 주민들도 동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긴급한 행정력 동원에 따라 북한 주민들의 오물 살포에 대한 반감,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인분에서 유래됐을 가능성이 있는 기생충도 검출됐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오물에 대한 전문기관 분석 결과, 살포 오물 내에 포함된 토양에서 회충, 편충, 분선충 등이 다수 발견됐다”며 “토양에서 사람 유전자도 발견돼, 이 기생충들이 인분으로부터 유래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토양매개성 기생충은 화학비료 대신 인분 비료를 사용하거나 비위생적 생활 환경에 기인해 주로 보건환경 후진국에서 식별된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다만 이번 살포된 토양은 소량으로서 우리 군 등에서 수거·관리, 살포 오물로 인한 토지 오염, 감염병 우려 등 위해요소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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