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히트펌프 R&D 트라이앵글… 공조기업 톱티어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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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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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먹거리 사업 집중 육성

2023년 알래스카 연구소 신설 이어
유럽서 첨단 연구 컨소시엄 구축
8월 中 하얼빈에도 연구소 건립
전세계 한랭지서 난방 기술 축적

HVAC, 2032년 세계 381조원 시장
LG, 2030년까지 매출 2배 목표로


LG전자가 가전 기업을 넘어 글로벌 톱티어(일류) 종합공조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혹한에서도 고성능을 내는 차세대 히트펌프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해 북미, 유럽, 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연구개발(R&D) 트라이앵글’을 구축한다고 20일 밝혔다.
이재성 LG전자 에어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오른쪽)과 탄야 스토르슬 노르웨이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교 부총장이 18일(현지시간) 개최된 ‘유럽 첨단 히트펌프 연구 컨소시엄’ 협약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에 ‘LG 알래스카 히트펌프연구소’를 신설한 데 이어 18일(현지시간) ‘유럽 첨단 히트펌프 연구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이번 컨소시엄은 한랭지 난방·공조 등 연구가 활성화된 노르웨이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교,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 이탈리아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대학교가 참여한다.

LG전자는 북유럽의 혹한에서도 최고 수준의 난방 성능을 내는 히트펌프를 만들기 위해 이번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히트펌프 성능 평가와 환경 분석, 기존 가스보일러와 히트펌프를 연동한 제어 등을 연구한다.

LG전자는 올해 8월 중국 유수 대학과 손잡고 하얼빈에 한랭지 히트펌프 연구소를 구축해 글로벌 R&D 트라이앵글을 완성한다. 북미, 유럽, 아시아의 대표적인 한랭지에 연구소가 들어서는 것이다.

한랭지에선 냉매를 압축시키는 압력이 줄어 난방 성능을 높이기 쉽지 않다. 올해 초 북유럽은 기온이 영하 40도 이하로 내려가는 기록적인 강추위를 기록한 바 있다. 북유럽은 북미 알래스카 지역과 비교하면 기온은 비슷하지만 습도가 훨씬 높은 편이다.
LG전자가 만든 한랭지 실증 테스트 실험실 전경.
LG전자의 공격적인 냉난방공조(HVAC) 투자는 조주완 대표이사의 올해 경영방침 ‘한계돌파’의 일환이다. 조 대표는 올해 LG전자 내 다양한 사업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정하고 미래 경쟁력 강화 차원의 신규 투자를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올해만 신규 투자와 연구개발비용에 10조원을, 2030년까진 50조원을 투입하는데 HVAC는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치) 등과 함께 우선 투자 사업으로 꼽혔다.

LG전자가 HVAC 사업에 집중하는 배경엔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이라는 특징이 있다. B2B는 가전 사업 등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대비 경기 영향을 덜 받아 일단 궤도에 오르면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록인(lock-in, 고객을 잡아두는) 효과로 고객사와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은 글로벌 전기화,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북미, 유럽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아시아의 경우 상업용 빌딩 건설 확대와 각 정부의 고효율 에너지 정책으로 고성장이 기대되는 LG전자 HVAC 사업의 주요 전략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DMR은 지난해 1668억달러(약 231조원)였던 글로벌 HVAC 시장 규모가 연평균 5.7%씩 성장해 2032년 2750억달러(약 38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현지 완결형 체제’ 구축으로 2030년까지 HVAC 사업 매출을 두 배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R&D부터 판매와 유지·보수에 이르는 모든 단계를 판매처인 현지에서 수행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그 일환으로 미국, 인도 등 세계 43개 국가, 62개 지역에 HVAC 아카데미를 갖추고 매년 3만명이 넘는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있다.

LG전자가 글로벌 톱티어 종합공조기업으로 도약할 비장의 무기는 핵심 부품 기술력인 ‘코어테크’에서 비롯한다. LG전자는 공조 제품을 포함한 가전의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와 모터를 자체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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