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재 사흘째 지속 ‘속수무책’
배우들 주택 소실… 시상식 연기
NBA·NHL 등 경기도 미뤄져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의 피해액이 역대 산불 중에서도 최고액인 500억 달러(약 7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시상식이 연기되는 등 할리우드 영화 산업이 일제히 멈췄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산불 여파로 연초 예정된 시상식이 일제히 연기됐다. 오는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은 26일로 연기됐고,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발표도 17일에서 19일로 조정됐다. 미국배우조합상(SAG) 후보자 공개는 라이브 방송 대신 보도자료 배포로 대체됐다.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이 문을 닫으며 영화와 드라마 제작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유명 배우들의 주택도 피해를 입고 있다. 배우 앤서니 홉킨스를 비롯해 제임스 우즈·빌리 크리스털·존 굿맨·마일스 텔러, 가수 맨디 무어·아이코, 힐튼 그룹 상속녀 패리스 힐튼 등의 주택이 불에 탔다. 힐튼은 SNS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고 적었다. 화재 피해자인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는 100만 달러를 지원 기금으로 내놓았다. LA카운티 전역에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할리우드 배우들도 대피 행렬에 나섰다.
미국프로농구(NBA)와 북미아이스하키(NHL) 등 미국 주요 프로스포츠 경기도 연기됐다. NBA 사무국은 10일 오전 LA 시내의 크립토닷컴아레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A 레이커스와 샬럿 호네츠의 홈 경기를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NHL 사무국도 전날 LA 킹스와 캘거리 플레임스의 경기를 연기했다.
한편 LA에서 사흘째 확산 중인 산불로 최소 7명이 숨졌고, 주택을 포함한 1만 채 이상의 구조물이 파괴됐다. 뉴욕타임스(NYT)는 5개 산불 발생 지역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북서부 퍼시픽 팰리세이드 지역과 동부 패서디나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의 진압률이 0%라고 전했다. LA서북부에서 발생한 허스트 산불 진압률은 10%, 산타클래리타에서 발생한 리디아 산불의 진압률은 60% 수준이다. 반면 할리우드 힐즈에서 발생한 선셋 산불은 완전히 진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