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정밀 분석…검은 형태 물체 포착
"수백 마리·수백 미터 이상 무리 추정"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관련, 사고 직전 여객기 동체의 10배쯤 되는 규모의 새 떼가 사고 여객기와 충돌한 걸로 추정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앞서 사고 여객기는 난달 29일 오전 8시57분쯤 무안공항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활동주의’ 알림을 받았다. 2분 후 조종사는 ‘메이데이’를 세 차례 외친 뒤 관제탑에 조류와 충돌했다고 교신했다.
이와 관련해 SBS는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CCTV 영상의 화질을 개선해 분석한 결과를 보도했다. 5일 이 영상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 주변에 새 떼로 추정되는 검은 구름 형태의 물체가 포착됐다.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 소장은 "구름이나 연기가 아닐 것"이라며 "자유 비행을 하며 형태를 계속 바꿔가면서 날아다니는 게 보이기 때문에 새 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학 관점에서 봤을 때 새가 몇 마리 있다고 해서 저렇게 시커멓게 생기지는 않는다. 무리가 어마어마하게 많아야지만 저 정도 생길 것 같다"며 "지금 비행기보다도 더 큰 무리가 비행기하고 충돌하는 거로 봤을 때는 수백 마리 이상이 비행기 쪽으로 날아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새 무리의 특징인 V자 대형을 갖춘 대규모 새 떼로, 여객기 동체 크기의 10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됐다.
황 소장은 "(새 떼가) 뱀처럼 형상이 보인다"며 "비행기가 여기에 한 10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제가 볼 땐 수백 미터 이상의 무리일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여객기는 조류 충돌 이후 양쪽 엔진 모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새 한두 마리가 엔진에 흡입된 게 아니라 거대한 규모의 새 떼 중 상당수가 빨려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SBS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