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높인 뒤 180도 기수 돌려 동체 착륙…정부 "교신내용 분석해 규명"
무안국제공항에서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가 조난 신호를 보낸 직후 활주로의 반대 방향에서 급하게 착륙한 것에 대해 정부가 통상적인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정부는 해당 여객기와 무안공항 관제탑 사이의 교신 내용을 분석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무안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국토교통부는 "사고기가 통상적으로는 활주로를 길게 도는데, 짧은 쪽으로 돌아 19활주로 방향(반대 방향)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관계 당국 등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날 오전 8시 57분쯤 무안공항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활동(충돌) 경고’를 받고 2분 뒤인 8시 59분쯤 메이데이(조난신호)를 보낸 뒤 착지하지 않고 고도를 높이는 복행(復行·go around)을 했다.
그런데 사고기는 활주로를 한 바퀴 돌아 원래 내리려던 활주로 방향(01활주로)으로 들어가는 대신 곧바로 180도 기수를 돌려 반대쪽에서 진입하는 19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사고기는 랜딩기어(비행기 바퀴)를 펼치지 못하고 동체 착륙을 하며 미끄러지다가 활주로 끝 외벽과 정면 충돌했다.
국토부는 사고기 기장이 활주로 반대편에서 착륙을 시도한 데 대해 "조종사의 판단인지, 관제탑의 지시인지 추후 교신내용 등을 분석해 규명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최종 판단은 조종사가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무안공항은 풍향이 110도에 풍속 2노트로, 항공기 진행 방향과 살짝 역방향이긴 하지만 강하지 않은 수준이어서 양방향에서 활주로를 사용할 수 있었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국토부는 사고 현장에서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석 음성기록장치(CVR) 등 2종의 블랙박스를 수거해 정확한 원인 규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