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가계대출 1억원 눈 앞…사상 처음 9500만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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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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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비은행 연체 9년 만에 최고…"촘촘한 관리 필요"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올해 3분기 말 9500만원을 처음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가세가 가팔라 조만간 1인당 대출 잔액 1억원 시대가 열리는 게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성훈(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05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1분기 말 9054만원으로 처음 9500만원을 넘어선 지 3년 6개월 만에 500만원가량 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기준금리가 0.5%에서 3.5%로 가파르게 올랐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를 꺾지는 못했다.

문제는 최근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지난해 2분기 말 9332만원을 기록한 뒤 올해 3분기 말까지 5분기 연속 증가했다.

전체 가계대출 차주 수는 3분기 말 현재 1974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말 1983만명에서 4분기 1979만명, 올해 1분기 1973만명, 2분기 1972만명 등으로 점차 감소하다가 4분기 만에 다시 증가세로 바뀌었다.

한 달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가계대출 연체율은 올해 3분기 말 0.95%로, 2분기 말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2분기와 3분기 0.36%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비은행 연체율은 2.12%에서 2.18%로 0.06%포인트 올랐다.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여신전문금융회사, 보험사 등을 포함한 비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 2015년 3분기(2.33%)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한은은 전날(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최근 비은행권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확대될 경우 연체 가구 비중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에 대한 관리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훈 의원도 "우리 경제의 뇌관인 가계대출이 급증하지 않도록 촘촘하게 관리하고 취약층의 가계 빚 경감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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