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딥페이크 성착취물 놀이로 여겨”...시민단체 ‘리셋’ 최서희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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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린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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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2019년 N번방 사건 이후 텔레그램 내‘지인능욕’ 조직적으로 발전"

"디지털 성범죄가 이미 만연한 사회에서 10대 학생들은 ‘딥페이크’라는 도구를 택했을 뿐입니다. 10대들에게는 이미 놀이가 됐어요."

‘지인 능욕방’ ‘교사 능욕방’ 등 각종 텔레그램 성착취 방에 잠입해 채증·수사공조를 이어가고 있는 최서희 리셋(ReSET) 대표는 2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성범죄에 10대 피의자들이 늘어나는 배경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2015년 ‘소라넷 워터파크 여자 탈의실 도촬 사건’때부터 반복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를 미성년자들이 놀이로 인식하고 주변 친구를 대상으로 불법촬영·능욕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딥페이크는 진화한 수법의 일종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N번방 사건’때부터 텔레그램 모니터링을 시작한 최 대표에 따르면 딥페이크를 이용해 지인의 합성사진 제작·신상 유포하는 ‘지인 능욕방’의 행태가 과거에 비해 조직적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5년 전 모니터링 초기에는 텔레그램 성착취방에 가해자가 지인을 대상으로 제작한 불법합성물을 올리고 그중에 서로 아는 ‘겹지인’이 있는 경우 비공개적으로 소통해 범죄를 이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일이 반복되자, 가해자들은 전략적으로 ‘겹지인’을 찾아 능욕하는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다. 리셋의 한 활동가는 "자신이 피해자와 사적으로 아는 사이라는 점을 강조하더라"며 "이런 지인 능욕은 특정 학교·지역·직업군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 단체방들과 맞물려 더욱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문화일보
최 대표와 리셋 활동가들은 10대들의 디지털 성범죄를 절대 방조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최 대표는 "어린 학생들의 장난 정도로 치부한 결과 또래 여아들의 피해로 돌아왔다"며 "텔레그램에서 일부 10대들이 자신은 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임을 자랑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그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촉법소년에 대해서는 학교 내 제재 등이 확실하게 이뤄져야 디지털 성범죄가 줄어들 것"이라며 "2021년 법무부가 디지털성범죄 TF 전문위원 제도를 마련했던 것처럼 변호사·활동가 등이 함께 참여하는 공론장을 통해 현장에 맞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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