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 73%가 10대”… 뒤늦은 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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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딥페이크 성착취 신고 297건

교육부, 전국 피해현황 조사나서

방심위도 텔레그램범죄 대책회의


주변 여성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해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만들고 이를 유포하는 일이 초·중·고교와 대학, 군에까지 확산하면서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관계 당국에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으라”고 지시했다. 주 피해자가 10대인 만큼 교육부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등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물을 공유하던 일부 네티즌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방을 ‘폭파’하고 새로 방을 만드는 등 ‘숨바꼭질’하며 추적을 피하고 있다. 온라인에는 ‘가해자 명단’까지 유포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전국 시·도교육청에 딥페이크 성 착취물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디지털 성폭력 대응과 관련해 학생·학부모에게 안내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26일 발송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역시 “피해 학생들이 있을 경우 경찰 등에 적극 신고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가정통신문을 주중 발송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방심위도 이날 실·국장 회의에 이어 28일 전체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방심위는 피해 신고 접수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확인된 피해 사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텔레그램 측에도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25일 SNS에 ‘텔레그램 딥페이크 피해 학교 목록’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이날 기준 전국 초·중·고교 500여 곳과 대학 50여 곳의 명단이 올라와 있다. 피해자들의 신고가 시작되고 여론에 오르내리자 일부 텔레그램 방들은 문을 닫았지만, 일부는 새로운 방을 만들어 가며 범죄를 이어가고 있다. 26일 새로 개설된 한 텔레그램 방의 관리자는 “뉴스에 나와도 쫄지 말고 지능(지인 능욕)해라” “기사를 낸 기자도 능욕하라”며 뻔뻔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300여 명의 이용자들 역시 “어려운 시국에 방 만들어 주셨다”고 관리자를 치켜세우고 여성, 청소년 등의 사진과 합성 음란물을 게시했다.

26일에는 출처와 진위가 불명확한 가해자 명단이 올라오기도 했다. 명단에 오른 한 대학생을 놓고 해당 학교 커뮤니티엔 신상정보와 함께 “퇴학시켜야 한다” 등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또 다른 네티즌은 “두 아이의 엄마로, 텔레그램은 하지도 않는다”며 경찰에 진정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딥페이크 성 착취물 제작과 유포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청소년이 대부분이란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딥페이크 성 착취 범죄 신고가 297건 접수된 가운데, 입건 피의자 178명 중 10대는 무려 131명(73.6%)에 달했다. 10대 피의자는 2021년 51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91명을 기록했고, 올해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연말까지 약 225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램 등 보안 메신저를 이용한 범죄는 전문적인 고도의 수사기법이 필요한 범죄”라며 “딥페이크 탐지 소프트웨어 고도화와 위장수사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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