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키우는 ‘같은 해병대원, 다른 추모식’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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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7. 오후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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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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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포항 = 박천학 전국부 기자 [email protected]

해병대가 해병대원 순직 사고와 관련한 두 추모 행사를 놓고 다른 잣대로 대응하고 있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018년 7월 발생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 순직 6주기 추모식은 17일 공개 행사로 치르면서도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당시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숨진 채모 상병 순직 1주기 추모식은 비공개로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해병대원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 또한 차별화함으로써 해병대 스스로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또다시 자초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해병대사령부는 채 상병 순직 1년이 되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30분 동안 포항 해병대 1사단 본청 앞에서 ‘채 상병 흉상 제막식 및 순직 1주기 추모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장병, 유가족만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1사단 측은 유가족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 국민적 관심과 애도를 받은 사안을 유가족의 뜻을 구실로 언론의 취재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혹이 나온다.

17일 해병대항공단은 김 사령관, 유가족, 장병 등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린온 사고 순직자 추모식을 개최했다. 이 행사엔 전·현직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도 매년 참석하고 있다.

해병대는 비공개로 추모하는 이유를 유족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최근 채 상병 모친은 경북경찰청에 ‘군 지휘관들이 책임을 져야 하며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은 이유와 물속에서 걷기 힘들게 장화를 신고 들어가게 한 이유 등을 밝혀달라’고 탄원서까지 보낸 바 있다. 아들을 잃은 한을 아직도 마음속 깊이 두고 있을 텐데 추모의 방식을 유족 스스로 축소했다는 해병대의 설명이 국민들에게 선뜻 와닿을 리 없다. 해병대가 이토록 불신을 받는 이유를 스스로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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