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사단장 “VIP 구명 로비 시기상 불가능…사의 표명 7월28일, 통화 8월9일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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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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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 5월 14일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서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22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섭 전 장관 "금시초문" "사단장 구명 얘기나 지시 들은 바 없어"

이종호 대표 "녹음파일 속 VIP는 해병대 사령관" 주장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은 10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해 사의 표명 시점과 해병대수사단 보고서 결재 번복 시기, 통화 시점을 볼 때 "구명 로비는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오전 ‘채상병 사건 원인 규명 카페’에 이 같은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혔다.

전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VIP’를 언급하며 임 전 사단장 구명을 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녹취가 공개돼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츠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해당 녹취에는 이 전 대표가 ‘임성근 사단장이 사표 낸다고 또 다른 해병대 출신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하겠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7월 28일 오전에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보고서를 결재한 시점은 7월 30일, 결재를 번복한 시점은 7월 31일"이라며 "누군가에 의해 소위 구명 로비가 있었다면 늦어도 이 전 장관이 결재를 번복한 7월 31일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의 해당 통화가 8월 9일에 이뤄진 만큼 구명 로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임 전 사단장은 "발신 통화내역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7월 19일부터 8월 31일까지 청와대 경호처 출신 A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저는 이 전 대표와는 한 번도 통화하거나 만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로비활동 주체는 이 전 대표 또는 A 씨로 보인다"며 "보도에서 이 전 대표는 A 씨로부터 임 전 사단장의 사직 의사 표명 사실을 들은 것으로 돼 있지만 임 전 사단장은 사의 표명 전후로 어떤 민간인에게도 사실을 말한 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의 표명 사실을 알았다면 언론을 통해 알았을 텐데 그 시점은 언론에 최초 보도된 지난해 8월 2일쯤부터 이 전 대표가 A씨에게 말한 8월 9일 사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성근(사진 위)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 6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서 발언대로 향하며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뒤로 지나가고 있다.뉴시스 제공


임 전 사단장은 "이종호씨가 했다는 ‘절대 사표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 발언과 관련해 그 말을 언제, 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하였다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며 "‘이제 포항에 가서 임성근을 만나기로 했는데’라는 표현에 비춰 사표 이야기(7월28일 임 사단장은 해병대사령관에게 사의 표명. 8월2일 언론 보도)가 나오고 그 통화가 이뤄진 8월9일까지 이종호씨는 임성근 사단장을 만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만약 이종호씨가 임성근 사단장에게 그러한 말을 하였다면 전화로 했을 것인데, 그러한 전화통화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지금까지 이종호씨와 일면식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종섭 전 장관 역시 "구명 로비는 금시초문"이라며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이 전 장관을 대리하는 김재훈 변호사는 "이 전 장관은 사건 이첩 보류 지시 이전은 물론 이후에도 대통령실을 포함한 그 누구로부터도 해병 1사단장을 구명해 달라는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없고 그렇게 지시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종호씨는 일부 언론을 통해 "녹음파일에 나온 VIP는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가 아니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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