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증기 잔뜩 머금은 제트기류… 폭포 쏟아지듯 ‘물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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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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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 200년만에 기록적 폭우

시간당 30㎜ 내려도 시야 방해

익산·서천·부여 100㎜ 퍼부어


올해 장마는 충청·호남·경상권역에서 100∼200년 만에 한 번 발생할 집중호우와 함께 강한 바람의 영향을 받는 등 ‘태풍급 장마’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체전선의 움직임에 더해 저기압과 하층 제트기류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이상기후 시대에 극한 호우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사이 서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유입되고, 이에 따른 남서풍에 따라 정체전선을 밀어 올리면서 중남부·서해 지역에 많은 양의 수증기가 공급돼 호남·충청권에 집중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일 최대 시간당 강수량이 100㎜를 넘은 지역은 전북 익산(125.5㎜), 충남 서천(111.5㎜), 부여(106.0㎜) 등 5곳인데, 모두 서해에 몰려 있다. 이번 폭우는 이른바 ‘야행성 폭우’ 양상을 보였다. 이는 주로 장마철 정체전선상 발달한 저기압에 동반된 하층 제트기류의 영향이 큰 탓이다. 다량의 수증기를 머금은 하층 제트기류는 낮 동안 지표면의 뜨거운 공기가 상승하는 영향으로 가로막히지만, 밤사이 식은 대기 하층에 빠르게 유입돼 강한 비를 생성한다. 충청·호남 지역에 내린 폭우 모두 전날 밤과 이날 새벽 사이 하층 제트기류의 영향을 받았다. 장마철 정체전선과 저기압이 강한 비바람을 일으키지만, 이같이 하층 제트기류가 유입되면 그 규모가 더 커진다.

한국에서 시간당 100㎜ 이상의 폭우는 발생 빈도가 100∼200년에 이를 만큼 이례적인 현상이다. 통상 시간당 30㎜의 폭우만 내려도 보행 시 시야가 극히 제한되며, 운전 시에는 와이퍼를 작동해도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다. 지난 2022년 8월 서울 도심 차량이 물에 잠기는 폭우가 내렸을 당시 시간당 강수량이 112㎜ 정도였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시간당 50㎜의 비가 내리면 도심 차량 운행이 제한된다.

장마 기간 정체전선에 저기압·하층 제트기류의 영향을 받은 폭우가 내리고 있고, 장마 이후에도 태풍 등에 따른 폭우 가능성이 큰 만큼 관계 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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