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진중권 “김건희, 내게 ‘사과 말린 사람들, 나를 이용해 이익 추구’ 토로”…친윤계 겨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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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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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TV 방송 캡처


1월 친윤계 의원들 중심으로 ‘사과 불가론’ 대세

당시 한동훈, 사과 요청 후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받아


지난 1월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현 당 대표 후보)에게 보낸 문자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진중권(사진) 광운대 특임교수는 10일 4·10 총선 이후 김 여사가 전화해 “‘1월에 사과를 말린 사람들이 나를 이용해 이익만 추구하려고 한다’고 토로했다”고 밝혔다. 당시 일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논란’에 사과하는 것을 반대했다. 김 여사의 발언은 이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진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 통화에서 “6월쯤 김 여사가 전화를 걸어왔고 ‘총선 기간 중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사과를 하고 싶었지만 주변 사람들이 막았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도 사과를 해 탄핵 당했고, 이번에도 사과하면 민주당에서 계속 사과를 요구해 정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논리를 들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진 교수에 따르면 당시 김 여사는 사과를 막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그는 “김 여사가 ‘주변 사람들이 (나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 같다.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고 전했다. 진 교수는 당시 김 여사가 언급한 주변 사람들을 두고 사과를 반대한 친윤계 인사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1월 20일 친윤계 이용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단체 방에 ‘김건희 여사 사과 불가론’을 올렸다. 글에는 김 여사가 진 교수에게 언급한대로 박 대통령이 사과해 범죄사실이 기정 사실화됐고, 탄핵까지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김 여사 사과를 두고 “몰래카메라를 가지고 불순한 목적으로 들어가 촬영하고 그 덫에 걸린 당사자를 궁지에 몰아 정치적 이득을 얻겠다는 범죄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정무수석·비서실장 등을 통해 김 여사에 대한 사과 필요성을 수 차례 전달했지만 윤 대통령과 불화설에 휩싸이며 대통령실로부터 비대위원장직 사퇴 요구까지 받았다.

김 여사와 진 교수는 2022년 초부터 제20대 대통령 선거 무렵까지 통화했지만, 대선 이후 진 교수가 윤석열 정부를 비판한 뒤 끊겼다. 총선 이후 약 2년 만에 김 여사가 먼저 걸어와 통화가 이뤄졌다고 한다. 김 여사는 진 교수에게 한 위원장에 대한 미안함도 언급했다. 진 교수는 “김 여사가 ‘(사과를 언급했다가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까지 받은) 한 위원장이 화가 많이 난 것 같다. 나는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화해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당 일각에선 친윤계 의원들을 겨냥해 당시엔 김 여사에게 사과를 만류하고 이제는 문자 논란을 점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의원은 “당시 사과를 반대한 의원들이 마치 지금은 한 비대위원장 때문에 김 여사가 사과를 못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진 교수는 문화일보 통화 후 페이스북에 통화 내용을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통화) 당시만 해도 대국민 사과를 거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으며, 그 그릇된 결정은 주변 사람들의 강권에 따른 것이라고 했는데, 두 달 사이에 그 동네의 말이 180도로 확 바뀐 것”이라며 “사과를 못한 게 한동훈 때문이라고 그러니 어이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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