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마른 몸에 다 해진 옷… 한컷 한컷마다 북한 주민 ‘힘겨운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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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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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시민청에서 시민들이 북한 주민의 일상이 담긴 사진들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 강동완 교수‘북한 사진전’… 13일까지 서울시청서 진행

압록강변 등 1400㎞ 돌며

16년간 찍은 사진들 전시

국내외 관람객“진짜 비참

어떻게 이처럼 살고 있나”


“이것이 북한의 실상입니다.”

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시민청. 강동완(사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깡마른 몸에 다 해진 옷을 입고 있는 북한 주민의 사진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지옥 같은 북한 주민의 삶을 한 컷에 담아낸 이 사진은 강 교수가 지난해 발간한 ‘북한 인권, 사진으로 외치다’의 첫 번째 장에 실렸다.

이날 시민청에서는 참혹한 북한 주민의 일상이 생생하게 담긴 사진전이 열렸다. 북한 주민의 생활상을 연구해온 강 교수가 북한 접경지를 방문해 촬영한 사진들을 공개한 것이다. 서울시는 ‘북한이탈주민의 날’인 14일을 앞두고 8∼14일(사진전은 13일까지) 한 주간 ‘자유를 넘어 희망으로, 함께하는 우리’를 주제로 서울 곳곳에서 전시, 영상상영, 포럼 등 북한의 인권과 관련한 행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강 교수는 2008년부터 북한 신의주와 접경 지역인 중국 단둥(丹東)에서부터 훈춘(琿春)까지 1400㎞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직접 찍었다.



그는 “압록강과 두만강이 흐르는 접경지역에서 살펴보는 북한 주민들의 삶은 분명 우리의 오늘과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강 건너에서 망원렌즈로 촬영한 후 확대한 사진들”이라고 소개하며, “최장 40㎞ 거리까지 담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스에는 꽁꽁 언 압록강에서 빨래하는 주민, 농촌동원령에 땡볕에서 일하는 아이들, 주민들이 택시에서 내려 검문을 받는 모습, 식량 포대를 이고 가는 어린 군인, 안전 장구 하나 없는 열악한 건설현장의 모습 등 59개의 사진이 걸려 있다. 강 교수는 “목숨을 걸고 찍었다고 많이들 말씀하지만 저는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실상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민청을 오가는 시민들은 북한 주민의 일상이 담긴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사람들이 사는 집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지만 ‘쌀로서 당을 받들자’ 등의 선전구호에만 불이 들어오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고 있던 나 모(85) 씨는 “북한이 이렇게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사진으로 보니 주민들의 고통이 마음에 와 닿는다”고 말하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난생처음 보는 북한 사진에 관심을 가지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았다.

한편, 이날 시민청에서는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침해 실태, 처절한 탈북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 출연자인 북한이탈주민 이소연 씨의 강연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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