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나흘새 2.2조 늘었다…영끌·빚투 수요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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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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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5000여 건에 달하는 등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나흘 만에 2조원 넘게 불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수요가 살아나고, ‘빚투’ 목적의 주식투자 자금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710조7558억 원으로, 6월 말(708조5723억 원)과 비교해 2조1835억 원이나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8387억 원 늘었고, 신용대출도 1조879억원 증가했다.

단 4영업일 만의 증가분으로, 아직 월초지만 증가 속도가 지난 달보다 빨라지는 분위기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동안 5조3415억 원 급증하면서 2021년 7월(6조2000억 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뛴 바 있다.

가계대출 증가 폭이 기준금리 인상 국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데에는 부동산 경기 회복, 9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실행, 정책자금 대출 증가, 금리 인하 등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부동산 경기 회복 신호가 감지되는 가운데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연기로 실수요자들의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대출 문턱이 낮아지고 있는 것도 대출 수요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5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2.900∼5.370% 수준이다. 약 보름 전 6월 21일(연 2.940∼5.445%)과 비교해 상단이 0.075%포인트, 하단이 0.040%포인트 낮아졌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연 4.160∼6.160%에서 4.030∼6.030%로 상·하단이 0.130포인트씩 떨어졌다.

코스피가 지난 5일 1% 넘게 올라 2,862.23로 장을 마감하며 연고점을 새로 썼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여기에 주춤하던 신용대출마저 늘어난 것은 ‘주식 빚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외 증시가 활황인 가운데 공모주 청약이 겹친 영향으로 추정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직장인 중심으로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신용대출은 일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주로 대출이자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국내외 주식 투자 수요와 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같은 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5567.19)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8352.76)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테슬라는 8거래일 동안 27.7%나 뛰었다. 미국 주식은 국내 증권사의 신용융자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은행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 2∼3일 진행된 게임업체 ‘시프트업’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 18조5000억 원 이상의 증거금이 몰렸는데, 청약 신청자의 상당수가 은행 신용대출로 자금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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