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과 콩밖에 없는데 너무 과해”
냉면 이어 면요리 줄줄이 인상
만만하게 못 먹는 ‘귀족 음식’
“냉면이나 콩국수가 서민 음식이라는 말은 이제 완전히 틀린 주장입니다. 가끔 사 먹고는 있지만, 면 요리 한 그릇에 2만 원 시대까지 오지는 않을지 걱정이 크네요.”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동 한 유명 콩국수 전문점에서 계산을 마치고 나온 직장인 박모(38) 씨는 “맛은 인정하지만, 면과 콩물만으로 만든 콩국수 한 그릇이 1만6000원이나 하는 것은 솔직히 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전문점은 원재료 값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해 콩국수 값을 2000원 인상한 데 이어, 올해도 1000원을 더 올려 1만6000원을 받고 있다.
여름철마다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의 더위를 식혀줬던 콩국수 가격이 ‘누들 플레이션’(면 인플레이션) 간판 품목으로 꼽혀온 평양냉면 가격까지 따라잡으며 이제는 ‘귀족 음식’이 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4일 문화일보가 서울에서 명성을 얻으며 맛집으로 자리 잡은 평양냉면(6곳)과 콩국수(3곳), 메밀국수(1곳) 등 면 요리 전문점 10곳의 가격을 알아본 결과, 면 요리 한 그릇에 1만1000원부터 1만6000원의 가격 분포를 보였다.
종로구 청진동에 있는 메밀국수 집의 냉 메밀국수가 1만1000원으로 가격이 가장 저렴했다. 특히 서소문동 콩국수 집과 마포구 용강동·강남구 역삼동·중구 주교동 평양냉면 집은 각각 콩국수와 평양냉면 한 그릇이 1만6000원에 달했다. 이 외 영등포구 여의동·강남구 삼성동 콩국수와 종로구 낙원동·중구 저동2가·중구 필동3가 평양냉면 집은 1만4000∼1만5000원의 가격대를 나타냈다.
이처럼 콩국수와 평양냉면, 메밀국수 등 여름철 대표 메뉴 값이 줄줄이 뛰고 있는 추세가 이어질 경우 앞으로 서민들은 갈수록 접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란 푸념도 나온다. 한 매장 관계자는 “매년 치솟는 재료 값과 인건비 때문에 손님이 줄더라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다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3일 기준 흰콩(국산·상품) 500g당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5355원으로, 전년 동기(5361원)와 2년 전(5800원)보다 되레 가격이 떨어졌다.
다른 외식품목 물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한 유명 횟집의 경우 기존 5만 원이었던 코스 메뉴 가격을 최근 현금결제 시 6만5000원, 카드결제 시 7만1500원으로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