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결과지, 챗GPT는 쉽게 해석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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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8. 오후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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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결과지 챗GPT에 물어보니

일반인이 모르는 용어 자세하게 설명
콜레스테롤 개선 운동법 등도 알려줘
“정확한 분석 원한다면 병원 찾아야”
동아일보 DB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건강검진을 받은 후에는 검사 결과가 기록된 결과지를 받는다.

특히 건강검진 결과지에는 현재 나의 건강과 관련된 여러 가지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 검사 결과지를 잘 해석할 수만 있다면 현재 자신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이상 소견은 조기에 발견해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

문제는 건강검진 결과지에 어려운 용어가 가득하다는 것이다. 의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은 결과지를 아무리 봐도 자기 몸 상태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그래서 최근에는 의료 분야에 특화된 AI(인공지능) 언어 모델을 통해 일반인도 쉽게 이해하도록 검사 결과를 해석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그럼, 챗GPT는 건강검진 결과지를 알기 쉽게 해석해 줄 수 있을까?

평소 자신의 건강에 관심이 많고 챗GPT를 곧잘 이용하는 본보 박재명 기자의 건강검진 결과지 분석을 챗GPT에 맡겨보기로 했다.

먼저 챗GPT에 건강검진 결과지를 분석해 줄 수 있는지 물었다.

건강검진 결과를 토대로 내 건강 상태를 진단해 줄 수 있어?
물론이죠! 정보를 제공해 주시면 당신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건강검진 분석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박 기자는 3년간의 기록을 챗GPT에 입력했다. 그런 다음, 특이한 수치를 보이는 결과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히 물어봤다.

혈액검사를 했는데 참고 범위를 조금 넘어서는 게 있어. MCHC(평균적혈구헤모글로빈농도)라는 수치야. 이게 어떤 의미인지 판단해 줘.
MCHC는 적혈구 내에서 헤모글로빈이 차지하는 농도를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MCHC 수치는 적혈구의 색상을 통해 빈혈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MCHC가 높거나 낮은 경우 혈액 질환이나 빈혈과 관련된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현재 검사 결과는 MCHC 수치가 참고 범위를 약간 초과한 상태입니다. MCHC가 정상 범위를 초과하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일부 조건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중략)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액 내 헤모글로빈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습니다. 면역계가 자가 적혈구를 공격해 파괴하는 질환으로 MCHC 수치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현재 MCHC 수치가 35.1g/㎗로 약간 높은데 이는 특별한 임상적 의미를 가지지 않을 수 있으며 측정 오차나 일시적인 요인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략) 현재 결과만으로는 큰 우려를 할 필요는 없으나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챗GPT는 MCHC의 수치가 올라가는 이유를 알려주고 결과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까지 해줬다. 분석이 끝난 후에는 권고 사항도 잊지 않고 알려줬다.

평소 술자리가 많은 박 기자는 간 건강에 관심이 많다. 간기능검사에서 매년 조금씩 올라가는 빌리루빈 수치가 마음에 걸려 챗GPT에 어떤 의미인지 물어보기로 했다.

간기능검사에서 총 빌리루빈이 매년 올라가는데 이게 어떤 의미야? 직접 빌리루빈과 간접 빌리루빈의 차이는 뭐지?
총 빌리루빈 수치가 매년 상승하는 것은 간 기능, 담도계 상태 또는 적혈구 파괴와 관련된 문제를 시사할 수 있습니다. 빌리루빈은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생성되는 노폐물로 간에서 처리돼 배출됩니다. 빌리루빈 수치의 상승은 간이 빌리루빈을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거나 적혈구 파괴가 증가했을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총 빌리루빈 수치가 매년 상승하는 추세이지만 아직 정상 범위 내에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상승이 계속된다면 간 기능의 저하를 의심할 수 있으며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현재 상태에서는 정기적으로 간 기능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며 생활 습관 개선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검진은 건강보험 가입자 중에서 비사무직 근로자라면 매년, 사무직 근로자라면 2년에 1회 검진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세대주인 지역 가입자는 물론 20세 이상 피부양자, 세대원, 의료급여수급권자도 2년에 1회 일반검진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자신이 일반검진을 받는 경우라면 짝수 해에는 짝수 연도 출생자가, 홀수 해에는 홀수 연도 출생자가 대상이다. 2024년 올해는 짝수 연도 출생자가 일반검진 대상자다.

건강검진 결과지는 보관해 두는 것이 좋다. 과거 검진 결과와 현재의 검진 결과를 비교하면 자신의 건강 변화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기자는 궁금한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에 대해 챗GPT에 물었다.

최근 3년 동안 콜레스테롤 수치가 이렇게 나왔어. 이 추이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지질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3년 동안의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를 초과했으며 이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HDL 콜레스테롤은 개선돼 정상 범위에 속하므로 이는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중성지방과 CRF(심장혈관 적합도)는 정상 범위 내에서 유지되고 있어 심혈관 건강에 대한긍정적인 지표입니다.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을 줄이고 과일, 채소, 통곡물 등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LDL을 낮추고 HDL을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중략)

LDL을 낮추기 위해 어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좋을까?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서는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포함한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중요합니다. 몇가지 권장되는 운동을 소개합니다. (중략)
챗GPT는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한 운동법까지 박 기자가 필요한 정보를 알려줬다.

건강검진 결과지를 보면 수치가 정상 범위 안에 있지만 위험 범위에 근접해 있는 것이 있다. 또는 정상 범위를 벗어났는데 담당 의사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 챗GPT에 이런 것을 물어보니 역시나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소변검사를 해 보니 케톤이 양성이 나왔어. 그런데 담당 의사 선생님은 별다른 주의를 주지는 않았거든. 케톤 양성이 어떤 의미야? 병원에 바로 가야 할까?
소변 검사에서 케톤이 양성으로 나타났다는 것은 체내에서 케톤체가 생성돼 소변으로 배출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케톤체는 주로 지방이 분해될 때 생성되는 물질로 체내에 탄수화물이 부족할 때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검사 결과에서 케톤이 ‘양성 2’로 나타났으며 이는 케톤 수치가 소변에서 다소 높게 검출됐음을 의미합니다. 담당 의사가 별다른 주의를 주지 않은 것은 이수치가 일시적이거나 임상적으로 심각하지 않은 상황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략)
건강검진 결과지와는 상관없지만 검사자는 궁금한 게 많다. 챗GPT는 사소해 보이는 어떤 질문도 성의껏 답변을 이어갔다.

이번 검사로 이 정도 방사선량에 노출됐대. 이건 문제없는 정도일까?
제공하신 정보에 따르면 흉부 촬영에서 받은 방사선량이 0.0431mSv(밀리시버트)입니다. 일상적인 의료 검사에서 흔히 발생하는 낮은 수준의 방사선량이며 이에 따른 건강 위험은 거의 없습니다.
정희정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요즘에는 건강검진 결과지를 가지고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라며 “건강에 관심이 많아진 만큼 검진 결과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상 신호에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챗GPT의 분석도 쓸 만하다”라며 “단지 챗GPT에 해외 정보가 많이 학습된 만큼 정상 수치 기준이 우리나라와 조금 다를 수 있어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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