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전당대회 최종 투표율이 48.51%를 기록했다. 지난해 3·8 전당대회 때(55.10%)보다 6.5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자폭 전대 실망감에 투표율이 낮아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당내에선 “전대 기간 쌓인 ‘계파 내전’을 못 끝내면 분열의 대혼돈이 찾아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韓, 민주당에 밑밥” vs “대리청탁, 더 큰 문제”
나 후보는 이날 공개적으로 공소 취소 폭로와 관련해 “한 후보가 일부러 그렇게 했다. 이미지 정치”라며 “본인의 설화로 민주당에 밑밥을 줘버린 꼴”이라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또 “연설회와 토론회가 거듭되면서 한 후보에 대한 막연한 환상, 기대가 많이 깨진 것 같다”고 했다. 나 후보는 부산과 대구를 잇달아 방문했다.
원 후보도 이날 보수 텃밭인 대구를 찾았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거대 야당이 특검을 시작으로 대통령 흔들기와 탄핵으로 임기를 중단시키려는 음모를 진행하고 있다”며 “동지 의식을 가진 지도부가 세워져야 한다”고 했다. 한 후보가 주장한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을 비판한 것이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사설 여론조성팀 의혹에 대해서도 “아직도 대답을 안 하거나 진행 중인 게 많다”고 말했다.
윤상현 후보는 공소 취소 폭로와 관련해 “앞으로 어떤 후유증을 가져올지 모르고, 자의성 폭로가 돼서 어떤 팀킬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며 “금도를 벗어난 발언”이라며 한 후보를 비판했다. 세 후보들은 이날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현직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했다. 나 후보는 “아픔을 함께 하는 동지들”이라고 소개했다.
● 당내 “갈등 선 넘어, 시작부터 흔들릴수도”
국민의힘 내부에선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텔레그램 무시 논란’을 시작으로 당권 주자간 갈등이 선을 넘으면서 “극한 내전을 봉합 못하면 전대가 혼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당직을 지낸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전대 전략을 2, 3등 후보들은 진흙탕 싸움 방식으로 잡았고, 1등 후보는 포용 대신 맞대응 전략을 펼치다가 감정선을 넘어버렸다”며 “누가 되든 탕평 인사를 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선 그렇게 안할 것 같다”고 했다. 친한(친한동훈) 의원과 친윤 의원과의 대립이 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당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친한 진영에서 ‘제3자 특검법’을 발의하거나 야당이 ‘한동훈 특검법’으로 치고 들어올 경우 당 분열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