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할래” 눈물 쏟았던 초등생, 세계 ‘빅5 발레단’ 솔리스트 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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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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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노 전민철(20)이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다. 한국인으로는 수석 무용수로 활약 중인 김기민(32)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단에 재학 중인 전민철은 5일(현지시간) 오디션을 통과했고, 내년 2월 솔리스트 단원으로 활동한다. 통상 군무 무용수로 입단하는 관례상 솔리스트 입단은 파격적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 소속인 241년 역사의 이 발레단은 영국 로열발레단,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와 함께 세계 ‘빅5 발레단’에 꼽힌다.

세계 정상급 발레단에 입단한 전민철의 소식에 누리꾼들은 “7년 전 ‘영재발굴단’에 나왔던 초등학생 아니냐”며 당시 영상을 공유했다.

전민철은 2017년 3월 방송된 SBS ‘영재발굴단’ 101회에 출연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전민철은 아버지의 반대에도 무용수의 꿈을 포기할 수 없다며 울던 소년이었다.
SBS ‘영재발굴단’ 갈무리

전민철 아버지는 “운동을 시킬 목적으로 축구나 태권도를 시켜봤는데 이튿날 (민철이가) 울고 왔다”며 “무용을 시키면 그나마 운동이 될 것 같아서 무용을 시켰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전민철이 취미로 무용을 하길 바랐지만 그는 무용수가 꿈이 됐다. 당시 방송에서 “중학생이 돼도 무용 계속할 거냐”는 아버지의 질문에 전민철은 주저 없이 “응”이라고 답했다. 아버지는 “공부 열심히 하니까, 잘하니까 무용은 그냥 취미로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자, 전민철은 울먹이며 “그냥 내가 무용하는 게 좋다”라고 꿋꿋하게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무용해서 성공한 예가 그렇게 많지 않다”라는 아버지의 설득에 전민철은 “그건 다른 사람이잖아. 내가 무용수로만 가면 사람들이 많이 알아주지 않으니까 내가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오디션도 보지 않았나. 아빠 눈엔 행복한 내 모습은 안 보이냐”며 눈물을 흘렸다.

당시 방송을 보던 패널들은 “아버지의 고민이 현실적”이라고 하면서도 “시킨다고 이 정도 수준이 될 수 없다. 너무 잘한다”며 전민철의 재능을 칭찬했다.
전민철 인스타그램

그랬던 전민철은 어엿한 발레리노로 성장했다. 전민철은 선화예중·선화예고를 거쳐 2022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무용원에 입학했다. 2023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콩쿠르에서 시니어 파드되 부문 우승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 최근 2024 대한민국 발레 축제에서 ‘발레 레이어’, ‘라이프 오브 발레리노’ 등 여러 무대에 출연해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았다.

전민철은 13일 성남아트센터가 여는 ‘발레스타즈 갈라’ 공연에 출연하며, 8월 28일 마포아트센터의 M발레시리즈에 출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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