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학습의 다른 이름은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들 사이에서 전승되는 ‘문화’다. 미국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과 교수인 저자는 인간이 다른 종들을 꺾고 최상위 포식자가 된 것을 단순히 유전자 중심의 진화론으로만 설명할 순 없다고 말한다. 독일 진화인류학연구소의 실험이 시사하듯 사회적 학습을 거치기 전 ‘정글북’ 상태의 인간은 매우 나약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생물학적 진화 외에 인간의 문화적 진화가 생존의 원동력이 됐다고 주장한다. 문화와 유전의 공진화(共進化) 덕분에 인간이 지구의 지배종으로 등극할 수 있었다는 것. 흥미로운 것은 문화적 진화가 인간의 뇌와 호르몬 반응, 면역체계 발달 등 신체 발달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예컨대 사회적 학습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아기를 줄이고 대신 아동기를 늘리는 방식으로 몸의 성장을 늦췄다는 것. “타인에게 배운 것들이 우리의 마음과 몸을 유전적으로 모양 지었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