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받아야 마땅"...박태환 친 골프공에 '퍽', 배상 책임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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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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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3년여 전 골프를 치다가 옆 홀에 있던 사람을 다치게 한 혐의로 고소당한 수영 국가대표 출신 방송인 박태환(35) 씨에게 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박태환 (사진=뉴시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민사4단독 신성욱 판사는 지난 26일 A씨가 박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신 판사는 “박 씨는 타격 방향 전방에 다른 사람이 있을 가능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기보조원(캐디)의 지시와 통상적인 경기 진행 방법에 따라 공을 쳤다”며 “아마추어 골퍼에게 흔한 슬라이스(공이 타깃 방향으로 날아가다가 오른쪽으로 심하게 휘어지는 것) 타구가 나왔을 때 공이 다른 홀로 넘어가지 않게 할 주의 의무는 골프장 관리 업체와 경기보조원에게 있다”고 했다.

다만 신 판사는 “박 씨가 사고 발생 뒤 자신의 인적사항을 숨기고 함께 골프를 친 다른 사람을 사고를 일으킨 사람으로 내세운 사정 등에 대해선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이는 모두 이 사고가 발생한 이후 사정에 불과하다”며 배상 책임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A씨는 2021년 11월 14일 강원도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다가 옆 홀에서 박 씨가 친 공에 맞아 눈과 머리 부위를 다쳤다며 박 씨를 과실치상죄로 고소했다. A씨는 이 사고로 시력이 떨어지고 시야가 좁아지는 후유증이 남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송치했다. 이에 불복한 A씨의 이의신청으로 사건을 다시 살핀 춘천지검 역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박 씨가 당시 경기보조원 지시에 따라 타구한 점과 아마추어 경기에서 슬라이스가 발생하는 일이 드물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박 씨에게 죄를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는 항고했으나 기각당했고, 이어서 재정신청을 냈으나 법원 판단도 같았다.

재정신청은 고소·고발인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대신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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