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의대’ 갈등에 순천, 道공모 불참…법안도 따로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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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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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의대 신설 지역, 10월 중 공모로 결정”
순천 “도민 70%가 공모 불신” 공모 불참 입장
전남 의대 설치 특별법도 목포·순천 따로 발의
“목포대·순천대에 정원 100명씩 배정” 주장도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전남도 의대 신설’을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전남도가 용역기관을 통해 의대 신설 지역을 선정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순천시는 공모에 응하지 않고 독자 행보에 나설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원이·김문수 의원이 지역구(목포·순천)의 의대 신설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각각 따로 발의했다.

강영구 전남도 인재육성교육국장과 법무법인 지평 김성수 변호사, 에이티커니코리아 오병길 파트너가 지난 8일 전남도청 기자실에서 전남 국립 의대 및 대학병원 신설 정부추천 용역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전남도 제공)


25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외부 용역기관에 공모·평가 절차를 맡겨 오는 10월 중 의대 설립 대학을 정부에 추천할 방침이다. 하지만 순천시와 순천대가 이런 공모 절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이 표면화됐다. 순천시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전남 동부권 7개 시군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남도가 추진하는 단일 의대 공모 추진에 도민 70% 이상이 불신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전남도의 공모와 상관없이 의대 유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광역단체다. 시·도별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도 전국에서 전남(26.7%)이 가장 높다. 반면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1.74명으로 전국 평균(2.18명) 대비 0.44명 적다.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3월 전남 민생토론회에서 김영록 지사가 의대 설립을 건의하자 “전남도에서 어느 대학이 신설할 것인지 정해서 알려주시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남도는 이에 목포대·순천대가 공동으로 의대를 신설하는 공동 설립안을 추진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단독 설립안으로 선회한 뒤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순천시가 불참 의사를 밝힌 것이다.

국회의원들도 각자 자신의 지역구에 의대 설립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립순천대에 의대를 설치하고 대학병원을 설립해 부족한 의료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국립순천대 의대 설치 및 대학병원 설립을 위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순천대에 입학정원 100명 내외의 의대를 설치하고, 대학병원을 설립한다는 내용이다.

같은 당 김원이 의원도 지난달 ‘국립목포대 의과대학 설치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목포대에 입학정원 100명 내외의 의대를 설치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지역 공공의료과정으로 선발된 학생은 의사면허 취득 후 10년간 전남 공공 보건의료기관에서 복무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정부는 전남도가 의대 신설 지역을 먼저 결정해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전남도가 빨리 의견을 수렴해 대안을 제시하면 신속하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의정 갈등이 지속되면서 당장 내년도 의대 증원도 미지수라는 점이다.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 그간 ‘의료계의 통일된 증원안’을 전제로 논의할 수 있다던 정부는 최근 이런 조건 없이도 정원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 장관은 8일 정부 브리핑에서 “전공의가 의료계와 함께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해 의견을 제시한다면 2026학년도 이후의 의사 수 추계 방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남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올해도 의대 정원이 2000명 증원됐지만 실제 선발하기로 결정한 인원은 1500명 정도”라며 “내부적으로 급증한 의대 증원을 부담스러워하는 대학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늘어난 정원 중 200명 정도를 목포와 순천에 각각 100명씩 배정하면 지역의료 강화와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에 따르면 올해 의대 모집인원은 총 4610명으로 전년(3113명) 대비 1497명 늘었다. 당초 2000명을 배정했지만 올해에 한해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자율 선발토록 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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